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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믿쉽니까! ② 성공회(聖公會 Anglicanism)

(48) 믿쉽니까! ② 성공회(聖公會 Anglicanism)

S.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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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서울 정동에 위치한 성공회 성당. 민간 차원으로 또 다른 6.10항쟁 기념식이 열렸다. 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는 “이한열 기억하시죠? 젊은이들의 피와 죽음, 어느덧 외면당하고 왜곡 당하고 오히려 몇몇 정치인들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의 안타까운 죽음을 경험하고 2년이 지나 구의역에서 처참하게 도시락 가방 안에 사발면을 넣고 세상을 떠난 젊은이들의 안타까움을 외면하고 있는 한 우리는 6.10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약 480년전 이혼을 위해 가톨릭 교회를 떠난 영국왕 헨리 8세는 새로 영국 국교회 성공회를 만들었다. 성공회는 앵글리칸 가톨릭(Anglican Catholic)이라고 하며 기존 가톨릭(Roman Catholic)과 꾸준한 유대 관계를 지키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처음부터 생성과 발전, 창조적인 분열이 겹쳐있다. 기독교의 역사 중 가장 큰 분열은 1054년에 일어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분열이었다. 그리고 중세를 거치며 서방교회도 16세기 종교개혁으로 크게 분열을 겪는다. 천주교에서 개신교가 분열된 게 아니라, 원칙적으로 하나였던 서방교회에서 장로교, 루터교, 천주교, 성공회 등으로 떨어져 나간 것이다.

헨리 8세가 죽은 후 에드워드 왕도 죽고 캐서린 왕비의 딸인 메리 1세가 여왕이 되었다. 그녀는 가톨릭의 부흥을 위해 성공회로 개종한 대신들 300여 명을 처형했다. 이 사건이 유명한 칵테일 ‘블러디 메리(Bloody Mary)’의 유래다. 그 때 메리 여왕의 이복동생인 엘리자베스도 처형될까 두려웠다. 그녀는 메리 여왕에게 자기는 아버지 헨리 8세의 강요로 성공회신자가 됐다고 말해 목숨을 건졌다. 약 2년 후 메리 여왕이 죽자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된다. 그녀는 영국왕이 수장인 성공회를 다시 국교로 삼는다. 그러나 가톨릭이나 개신교 등 다른 종파도 포용했다. 그 결과 문학, 음악, 예술, 경제 등 여러 다양한 분야가 엘리자베스 여왕 때 전성기를 이루었다.

전 세계 성공회 중에서 성공회를 국교로 삼은 국가는 잉글랜드가 유일하며, 캔터베리 대주교는 잉글랜드 성공회의 최고위 성직자겸 세계 성공회 공동체의 명예상 대표로 추대 받고 있다.종교개혁 이후 17~19세기에 성공회는 왕성하게 세계로 뻗어나가 다양한 선교 활동을 한다. 한국 성공회는“대한성공회(大韓聖公會)”가 공식명칭이다. 전통적인 신경인 니케아신경과 사도신조의 ‘거룩한 보편된 교회(Holy Catholic Church)’를 한자로 번역한성공회는 한자 문화권인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만 사용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에피스코팔 처치(Episcopal Church)라고도 부른다.

성공회는 그리스도교 역사와 전통에 깊은 뿌리를 둔 정통교회다. 성공회는 성서가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곡해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오랜 교회 전통을 바탕으로 복음의 말씀을 더욱 새롭고 풍성하게 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한국 교계에도 친숙한 존 스토트(John Stott)는 성공회 신부고, 신약학자 톰라이트(N.T Wright)는 성공회 주교다. 캔터베리 대주교를 지낸 러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는 세계 신학을 이끄는 석학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에 충실한 성공회는 성서를 기준으로 하느님의 뜻을 알려고, 교회 공동체가 지켜온 전통을 존중하며 실천하고 있다.

전 세계 164개국에 퍼져 있는 성공회를 ‘앵글리칸 커뮤니언(Anglican Communion)’이라고 한다. ‘공유(Communion)’라고 교단 명칭을 정한 종교는 성공회밖에 없다. 단일 기독교단으로서 성공회는 지구상에서 천주교와 정교회 다음으로 교세가 크다. 그만큼 복잡한 역사를 거치며 수많은 사람의 호흡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양한 신앙 전통과 개성을 존중한다. 그래서 성공회는 나라와 문화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니며, 교회 안에서도 다양한 신앙과 신학을 포용한다. 다른 교단과 연관하여 성공회를 비유하자면, ‘개혁된 천주교’, ‘교황 없는 천주교’, ‘교리에 너그러운 정교회’, ‘가톨릭 전통을 간직한 개신교’라고 할 수 있다.

마태복음 19:12에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란 구절이 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임종호 사제에 따르면, 성공회에도 수도 수사와 수녀들이 있고 이 성직자들은 독신을 서약했기에 결혼하지 않고 수도생활로 하느님을 섬긴다. 그러나, 재속 성직자는 독신을 서약한 것이 아니라 성직을 서원하는 것으로서 결혼여부는 상관없다. 즉, 주교, 사제, 부제 등은 결혼도 할 수 있고 독신이 꼭 성직 수행의 의무는 아니다. 결혼여부가 문제가 아니고 성직자로서 하느님과 신도들을 진실하게 지혜롭게 섬기는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영국왕 헨리 8세가 이혼하려고 만든 종교, 신부가 결혼하는 이상한 교회’라며 성공회를 색안경을 끼고 본다. 이것은 친일파를 옹호하고 건국절 논란을 일으킨 이원복이 그린 ‘먼 나라 이웃나라’란 만화책에서 성공회를 이상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현 덕성여대 총장인 그는 종교개혁 운동을 신학적 관점으로 안보고, 정치사회적으로 보며 단순하게 왜곡했다. 성공회는 기독교 신앙을 판단하는 권위를 세웠다. 성공회의 역사적 발전과 관련이 깊은 세 가지 기준은 성서, 이성, 전통이다. 성서는 종교개혁의 출발점이었다. 즉 전통을 통해 굳어진 허구를 진리로 왜곡한 것에 대한 비판. 그 진리의 회복을 위한 종교개혁의 권위가 성서다. 이러한 성서의 권위는 전통과 교리에 빗대어 신학적 절대적 원리를 앞세운 모든 주장에 대한 비판적 원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의 내적 성찰을 위해 종교개혁에서는 성서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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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성공회-로마 가톨릭교회 국제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와 2개의 합의선언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1965년부터 대한성공회와 천주교간의 기도회가 개최되어 왔다. ‘에큐메니컬(Ecumenical)’은 그리스어 ‘오이쿠메네'(Oικουμενη)에서 유래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온누리’라는 뜻이다. 에큐메니컬 운동이란 YMCA, YWCA, 한기총과 같은 교회 연합운동이다. 이 연합운동은 성경의 기준으로 그리스도안에서 어떤 교회들이나 다 한 형제 자매들로 그리스도의 공동체라는 의미다. 그러나 보수 개신교단 일부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는 이기적으로 성경을 해석해 같은 그리스도인들끼리 함께 하는 신앙을 부정을 하는 것이다. 시편 133:1의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이렇게 함께 복음을 전할 때 하느님의 눈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가톨릭, 개신교, 성공회 등은 생명의 존엄성을 우선시하며 낙태는 물론 조력자살에도 적극 반대해왔다. 그러나 남아공 인종분리(Apartheid) 반대 운동에 평생을 바쳐 1984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투투는 2년 전 생각을 바꿨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신적 지도자인 데스몬드 투투 성공회 명예대주교가 85번째 생일을 맞아 ‘존엄하게 숨질 권리’를 촉구하는 글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실었다. 영국의 켄터베리 대주교 캐리경이 조력자살 법안을 만들기 위해 힘쓰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캐리는 지난해에 “조력자살은 매우 기독교적이고 도덕적”이라며 ‘고통은 고귀한 것’이라는 성공회의 입장에 반대를 표명했다.

성공회의 기본적 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을 통하여 계승되어오는 교회로서의 교리를 준수하고, 이의 근거가 되는 신앙고백은 니케아신경·성아타나시오신경·사도신경에 따른다. 둘째, 신앙과 도덕의 근원적 표준으로서 구약 경전 39권과 신약 경전 27권을 따르고, 경전(經典)의 해석은 그리스도가 설립한 교회의 전통적 해석에 따른다. 셋째, 그리스도가 설립한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여 은혜를 베푸는 성사를 지킨다. 이 중 특히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성세성사와 성체성사는 십자가 위에서 흘린 피와 물을 의미한다. 넷째, 성공회는 예수의 사도시대부터 교회에 계승되어온 규범을 교회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 성공회는 지역적인 특성과 상황을 이성적으로 인정한다. 또한, 교회의 공동질서를 파괴하거나 인간의 양심에 어긋나는 것은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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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9월 29일 최초로 영국 성공회 선교사가 인천을 통해 서울과 경기도, 충청도 지방에서 성공회 선교를 시작했다. 대한제국 개화기에 신교육 보급을 위해 신명학교와 병원, 보육원 등을 인천, 수원, 여주, 진천 등 각지에 설립했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 적극적으로 전도했던 장로교, 감리교 등 개신교와는 달리 사회선교와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대한성공회는 선교 초기부터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기독교 토착화에 힘썼다. 예로 강화성당, 진천성당, 청주 내동성당 등 한국 전통한옥으로 지은 성공회 성당들이 현재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또한, 1980년대 후반부터 대표적 도시 빈민 선교 기관인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성공회의 선교 이념은, 첫째, 역사가 교회에 요구하는 사회정의와 인권, 인간화와 의로운 개혁에 대한 예언자적 사명을 이념으로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하느님의 뜻을 증거함으로써 교회가 ‘선교를 위한 공동체’로써 연합하고자 노력한다. 둘째, 주체적인 교회로서 세계의 모든 교회와 유대를 강화하며 신앙적 고백과 경험을 서로 나누는 ‘선교동역자’로서의 책임을 다한다. 셋째, 교회중심주의나 교파주의가 아닌 이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르게 증언하기 위해 교회를 개방하고, 기독교의 타교파와의 일치운동을 벌이고 대화하는 것이다.

성공회는 전 세계 165여 개국에 독립적이고 자치적인 38개 성공회관구로 이루어진 기독교 교파다. 전세계 가톨릭 인구는 약 11억.  성공회 신자는 약 8,000만여명이다. 2009년 현재 국내에 100여 성공회예배당과 약 5만 명의 신자가 있다. 또한, 성공회에서는 수녀도 사제가 될 수 있다. 대한성공회 오인숙 카타리나 수녀사제는 2007년 수녀 출신으로는 한국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녀는 미사·예배인 감사성찬례 등 사제가 거행하는 의식을 집전할 수 있다. 개신교와 달리 천주교나 성공회에서는 제사를 한국 전통문화로 존중해 별세미사로 대신해 지낸다. 별세자를 위해서 기도한 초대교회의 예전으로 제사를 대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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