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국내외에서 위협받는 언론인들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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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 12월 1일 전세계에서 363명의 언론인이 수감됐고, 전년에 비해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9월 여성의 히잡 착용 문제로 촉발된 시위로 62명의 언론인을 구속한 언론 탄압 국가 1위로 등극했다. 체포한 언론인 중 22명이 여성이었다. 중국, 미얀마, 터키, 그리고 베트남 등 무력으로 언론을 침묵시키는 독재자가 이끄는 정권들이 2, 3, 4, 6위를 이었다.
독재 정권은 진실을 알리는 언론 행위를 모호한 법에 엮어 범죄로 규정하고, 언론을 보복하는 법적 구조에 의존한다. 정부가 숨기는 사실을 밝히는 언론을 테러, 반국가 혐의 등으로 뒤집어씌워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다. 언론인들은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협박까지 받는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법과 압수수색, 고소·고발, 언론사 인허가 취소 협박 등으로 위협해 언론인들을 침묵하게 만들어, 권력이 남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 2022년 21월 1일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발표한 언론인을 구금한 국가 순위다. ⓒ Geoff McGhee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도 언론의 자유는 꾸준히 위협받고 있다. 5위 벨라루스는 언론인 수감자가 26명이다. 터키 정부는 2003년 자국 언론인 하티스 듀만을 불법 단체 가입 혐의로 종신형에 처했다. 2019년 말에야 터키 헌법재판소는 그녀의 재심을 명령했다. 8위 러시아는 기자 19명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를 유포한 혐의를 씌워 최고 10년 형을 선고했다.
지난 몇 년간, 중국(43명), 미얀마(42명), 베트남(21명) 등은 언론인을 투옥해 탄압한 세계 최악의 정권이 됐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정부는 9위로 최장 22년간 가족, 변호사에 대한 접근이나 재판 없이 16명의 언론인을 불법으로 가두고 있다. 이집트(21명)와 사우디아라비아(11명)도 최악 국가 10위 안에 들어 있다.
올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윤석열은 9월 출근길 문답에서 미국 순방 중 욕설 논란에 진상 조사라는 핑계로 언론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이 <문화방송(MBC)>을 고발하고 항의 방문했다.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고, 국세청을 이용 추징금까지 요구했다. 그리고, 인터넷 언론 <더 탐사>, <서울의 소리> 등도 고소·고발하며 언론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윤 정권이 들어서며 시작한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가 이번 31일로 21차째다. 영하의 날씨와 칼바람 속에서도 매주 토요일 오후 촛불을 든 시민들은 오히려 더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권의 눈치를 보며 촛불집회를 제대로 보도하는 레거시 언론은 별로 없다.
기자의 정당한 취재를 방해하고 위협하는 건 민주주의의 후퇴다. 공정하지 않은 정권이 권력을 쉽게 장악하고 언론이 비판을 못하도록 침묵을 강요하는 것이다. 언론에 재갈을 물려 사실 보도를 막는 건 범죄다. 사회가 투명해지고, 국민들이 권리를 주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진실한 언론이 살아있을 때다. 언론 투명성에서 헌법 수호와 국민의 자유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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