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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84)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Macho CHO

machobat@gmail.com

세계 어딜 가나 택시기사는 공통점이 있다. ‘항상’ 자식이 네다섯이라 먹고 살기 빠듯하고, 내가 탄 날은 ‘항상’ 공쳤으며, 내 목적지는 ‘항상’ 길이 막혀 돌아가야 한다는 것.

인천공항 생기기 전 해외 출장 후 김포공항에서 서교동 집까지 택시를 타면 기사는 항상 몇 시간 장거리 손님을 기다렸다 투덜거리며 요금에 더 얹어달라는 투다. 친절하거나 내 가방을 싣고 내리는 걸 전혀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방콕에서는 직선거리를 두고 짜오프라야강을 따라 한참을 돌아가 교통경찰 앞에서 싸웠고, 시드니에선 미터기 고장이라며 요금을 흥정하기에 나중에 교통국에 신고해 몇 개월 운행 정지했다는 답을 받았다. 동경에서는 운행 중 기사가 담뱃불을 안 끈 걸 알고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들었다. 일부 국가에선 미터기를 안 달거나 고장이라며 요금을 흥정한다.

택시는 대중교통수단 중 버스, 전철 등과 다르게 24시간 어디든지 운행이 가능하며 기사는 지역 정보 알리미다. 그러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단거리 승객 거부, 바가지요금, 불친절, 성범죄, 흡연, 난폭 운행, 기사의 과도한 정치 논쟁 등이 어두운 그림자처럼 따른다.

전 세계에서 의미가 통하는 공통적인 단어가 바로 “택시”다. 또, TAXI 철자는 십여 개 언어에서 똑같다. 택시는 운전기사가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태워주고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 수익을 올리는 영업용 자동차로, 1891년 독일 빌헬름 부른의 발명품인 뒷바퀴 회전으로 주행거리를 계산하는 요금산정 기계 ‘택시미터(Taximeter)’가 어원이다. 세금, 요금의 독일어 Taxe에 고대 그리스어를 접목해 Taxi가 되었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택시는 1912년 서울 갑부 이 씨가 일본인 동업자와 미국 포드자동차 2대로 부유층 대상의 임대 영업이었다. 그 후, 일본인이 경성택시회사를, 조봉승이 한국인 최초로 종로택시회사를 설립해 시간당 대절 비용으로 당시 쌀 한 가마니 값인 거금 6원을 받았다고 한다.

6·25전쟁 후 버려진 미군 지프를 개조한 ‘시-발택시’가 인기를 끌었고, 10여년 후 최초 개인택시, 1970년 콜택시가 등장했다. 그 후, 공항택시와 호출택시,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중형택시가 선보였다. 1992년부터 요금이 높은 검정 모범택시가 도로를 달렸다. 국내엔 미군 부대 영내에서만 운행하던 월드컵아리랑택시가 드림택시로 교체되며 주한미군 측의 일방적으로 해고된 기사 일부가 영어, 일본어가 가능한 서울 인터네셔널 택시로 일자릴 옮겼다.

연료는 1978년부터 LPG, LPG를 거쳐 올해까지 1,800cc급 이상의 차량인 모든 서울시 택시를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교체 예정이며, 지역 특성에 따라 경유 택시, SUV, CUV 차량도 보인다. 2005년 인천에서 최초로 도입된 카드 결제는 오늘날 모든 택시 결제 수단이 되었다.

외국에서 야간에 택시를 이용할 땐, 가까운 편의점을 추천한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기다리기도 쉽고, CCTV, 호출 기록 등이 있어 안전하다. 특히, 대만 택시는 택시 번호를 양 옆문, 뒷유리창, 지붕 위에 크게 표기해 놓아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1898년 프랑스 파리에 미터기 택시가 최초로 운행했고, 20세기 초부터 뉴욕에도 미터기 택시가 등장했다. 외국에서는 기념일과 모임 등을 위한 고급 명차나 리무진 택시도 있다. 장애인전용 택시와 7명 이상 탈 수 있는 대형 맥시 택시(Maxi taxi)도 운행한다. 물 위를 운행하는 수상택시(Water taxi)는 방콕, 뉴욕, 시드니, 서울, 동경 등 100여 개 곳에서 탈 수 있다. 종교와 성범죄예방 등 목적으로 이란, 인도, 레바논, 말레이시아, 멕시코, 러시아, 남아공, 아랍에미레이트, 영국 등엔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분홍색 여성 전용 택시도 운행한다. 두바이 등 이슬람 지역에는 가족 전용 택시도 있다.

노란색은 택시의 대표적인 색. 야간에 빈 택시는 택시 등, 예약 등이 켜져 있고, 승객이 타면 꺼져 있어 구별한다. 택시 승차장 외 아무 곳에서나 타고 내릴 수 있다. ‘택시’ 소리치거나, 손을 들거나, (외국에서는) 휘파람을 불어 끼~익하고 세우기도 한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 이민자가 많은 곳엔 외국 출신 택시기사가 많다. 3D업종으로 현지인들이 기피해 빠르고 쉽게 취업이 가능하지만, 승객과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단점도 있다.

1980년대부터 한글과 영어로 ‘택시’라고 표시한 평양 택시는 2000년대 초까지 수십 대였지만, 현재, ‘려명’ 등 5~6개 회사가 약 6천여 대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요금이 미화 2달러고, 500m마다 미화 49센트가 붙는단다. 현재 서울 택시는 기본요금 3,800원에 거리 요금 132m당 100원, 시간 요금도 31초당 100원씩 붙는다.

국내 택시시장 규모는 약 8조 원 가량으로 2019년 기준 전체 일반, 개인택시 다 합쳐 면허대수(252,356대)/운전자수(268,214명)다. 택시기사가 되려면, 20세 이상 운전경력 1년 이상인 1 및 2종 보통면허 소지자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운전적성정밀검사에 적합해야 한다. 또, 해당 지역 지리, 도로교통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안전운행 등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국내외로 택시의 안전운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운전석 주위를 완전히 감싸고 조그만 요금 구멍이 있는 볼리카보네이트 소재 투명 격벽을 설치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련부처, 업체, 기사 모두 대당 20여만 원인 비용을 이유로 서로 떠넘기며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택시의 어두운 그림자 반대편엔 밝은 빛도 있다. 뺑소니차 검거에 일조하고, 승객의 분실물을 찾아주며, 경찰을 도와 지역사회 안전에 공헌한다. 1980년 독일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헤닝 루모어 녹음기자와 함께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전 세계에 폭로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 김사복 씨도 (호텔)택시 사장이었다. 1996년 9월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 최초 신고자도 지역 택시기사였다.

서울에서 차비가 부족했는데 집 앞까지 태워줬고, 시드니에선 서로 농담하며 웃고 즐거웠다고 요금을 안 받거나, 지리를 잘 몰라 돌아갔다며 요금을 덜 받고, 쿠알라룸푸르에선 잔돈에 영수증까지 준(드문 경우다) 기사도 있었다. 그 젊은 기사는 심지어 나에게 최단 노선까지 알려주었다. 멕시코 아카풀코에선 심부름도 해주고 팁도 사양했다. 벨기에 앤트워프에선 기사가 먼저 내려 문까지 열어준다.

택시가 선 보인 지 120년이 지나자, 택시를 대처하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우버(Uber), 그랩(Grab), 고젝(Gojek), 라인(Line), 타다(Tada), 라이드(Ryde) 등이 급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시장규모 현황을 보면,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영국, 싱가포르 순이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미리 정해진 요금, 빠른 결제, 운전자와 승객 정보, 정확한 승하차 지점 등 신선한 장점이 많다.

몇 년 전부터 차량 호출 서비스를 합법화한 외국에서는 이미 택시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있다. 국내에선 택시업계의 반발로 아직까지는 불법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지만, 조만간 차량 호출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운행될 거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사회는 빠르게 변하며 강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그 물길을 거꾸로 거스를 수는 없다. 조만간 기사가 없는 무인택시, 하늘을 나는 플라잉 택시를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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