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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이슬람의 축제, 슬라맛 하리 라야(Selamat Hari Raya)

(73) 이슬람의 축제, 슬라맛 하리 라야(Selamat Hari Raya)
 
S. Macho CHO
machobat@gmail.com
 

이슬람력은 1년이 354/355일이다. 이슬람력으로 9번째 축제의 달인 금식월 라마단(Ramadan)은 태양이 기울며 첫 번째 초승달이 뜰 때 시작된다. 해가 뜬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은 29/30일간 진행되고, 대륙마다 시차가 있으나 이때만큼은 대부분 성지 메카(Mecca)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표준시간에 따른다.
라마단 기간 무슬림은 원칙적으로 낮엔 먹고 마시는 건 물론 흡연과 부부관계도 금한다. 하루에 점심을 뺀 두 끼만 먹으니 단순해 보이지만 이른 새벽 해가 뜨기 전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해가 진 후 늦은 저녁이 돼야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올해같이 낮이 긴 해에 라마단이 시작되면 하루 15시간 가까이 침도 못 삼키고 굶는 고통이 한 달 내내 수반된다.
 
원래, 구약을 믿는 유대인도 즐기는 축제인 라마단은 성스러운 종교의식으로 금식을 통해 인내, 겸손, 희생정신을 배운다. 그동안 잘못을 용서하고, 올바른 삶을 위해 기도하며, 욕심을 자제하며, 자신을 정화하는 목적이 있다. 사람들은 해가 뜨기 전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고 아침 식사, 수후르(Suhur)를 먹고 목욕 후 깨끗한 옷을 입고 향수를 뿌린다. 무슬림용 향수는 무알코올이다. 라마단 27번째 날 밤은 꾸란(Quran)의 첫 번째 구절에 나온 계시인 ‘능력의 밤(Laylat al Qadr)’이다. 하느님이 수많은 날 중 이날을 선택해서 이날의 기도가 가장 능력 있다고 무슬림들은 믿는다.
 
종교색이 강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는 라마단 기간 중엔 관공서 업무시간과 상점 영업시간 등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민간기업, 정부 기관 모두 계산서도 발행할 수 없고 요금, 세금 등도 유예된다. 집 주위와 크고 작은 식당, 상점, 쇼핑몰, 빌딩 등의 외벽과 실내에 마치 성탄절처럼 화려한 형형색색의 불을 밝힌다. 저녁마다 동네의 라마단 바자(Ramadan Bazaars)에서는 다양한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 12살 이하 어린이나, 임산부, 환자는 금식을 안 해도 된다. 집을 떠나 비 이슬람국가로 단기 여행 중이면 먹고 마실 수도 있다. 그렇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금식을 못 했다면 나중에 그 횟수만큼 금식하거나 종교시설, 봉사단체에 돈이나 음식을 기부해 금식 못 한 죄를 씻는다.
이드 알-피뜨르(Eid al-Fitr)는 라마단 달이 끝나고 시작된 10번째 달, 샤왈(Shawwal)의 첫째 날이라고 예언자 마호메트가 공표했다. 이날 대추야자 몇 개로 아침 식사를 하고, 병들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돈과 음식 등을 기부한 후, 모스크에서 특별기도, 살랏(Salaat)을 하면 축제는 시작된다.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가능한 한 많이 기부하고, 탁비랏(Takbeerat)을 암송하며 신의 위대함을 기억한다.
 
이때는 이웃과 모르는 사람이라도 모든 이에게 축복을 빌어주고 음식을 제공한다. 여기저기서 웃으며 ‘이드를 축하한다(Eid Mubarak)’, ‘즐거운 이드(Eid Said)’ 등 서로에게 축복을 비는 아랍어 인사말이 들린다. 대부분 이슬람국가의 라마단이 끝나는 하리 라야 이드 알-피뜨르 때는 모든 관공서와 학교 등이 며칠간 휴일 명절을 갖는다.
 
이드 알 피뜨르는 ‘금식을 끝내는 진수성찬’이란 뜻이다. 각 지역에 따라 말레이어는 ‘하리 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 아랍어는 ‘이드 알 피뜨르(يد الفطر)’, 중국어는 ‘카이 재 제(开斋节)’, 터키에서는 ‘슈거 피스트(Suger Feast)’ 등으로 불리며 전 세계 무슬림들이 금식을 끝내는 가장 중요한 종교적 축제다. 대부분 가정은 전통 음식을 뷔페식으로 차려놓고 손님을 받고, 또 친척과 지인 집을 방문한다. 몇 년 전 이때 이슬람국가에 체류 중이었는데 며칠간 지인을 따라 며칠간 아침부터 약 열 가정을 방문해 음식을 먹다 보니 배가 너무 불러 늦은 저녁에 방문한 가정에선 소화제를 먹었다.
 

‘슬라맛 하리 라야(Selamat Hari Raya)’는 ‘라마단을 잘 마친 축제의 날이다’는 인사다. 하리 라야는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의 무슬림과 비 무슬림 모두에게 우리나라 추석 같은 최고의 명절이다. 무슬림은 가족, 친구, 지인 등 서로의 모든 잘못을 용서하고, 조상의 묘를 찾고, 모스크에서 기도를 드리고, 친구, 친척 등과 전통음식을 나눠 먹는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이웃과 어렵고 궁한 사람 등에게 음식과 금전을 베푸는 기회로 삼는다.
 
하리 라야 축제 기간 중 총리관저, 왕궁, 장•차관, 이슬람 국가 대사관, 유명인사는 대문을 활짝 열고 모든 방문객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브루나이에서는 왕의 손을 잡아보는 영광을 갖고, 또 왕이 약 100만 원 정도의 하사금을 나눠 주기에 왕궁에는 온종일 알현하려는 사람들의 긴 줄을 볼 수 있다. 또한, 이때 왕에게 소원하는 쪽지를 건넬 유일한 날이고 왕은 대부분의 소원을 들어준단다.
 
한 달 동안 태양이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성스러운 달, 라마단의 마지막 날이 이드 알-피뜨르 ‘단식종료제’다. 무슬림의 중요한 두 가지 축제 중 하나는 이슬람력 12월 10일인 희생절 이드 알-아다(Eid al-Adha)고, 또 하나는 하리 라야 이드 알-피뜨르다. 2018년 6월 14~17일은 며칠간 전 세계 17억 무슬림의 신성한 축제 하리 라야 이드 알-피뜨르였다.
 
서울의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도 하리 라야 이드 알-피뜨르, 즉 오픈 하우스(Open House) 행사가 있었다. 오후 1시부터 무대에서는 흥이 돋는 음악과 노래가 이어지고, 남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해가 질 때까지 이어졌다.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곡은 많은 이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끌어냈다. 하이라이트는 아름다운 무희들이 다양하게 공연하는 전통춤이었다. 무대에서 무희들이 흥을 돋우자 객석에서도 흥겨움에 도취해 같이 춤을 춘다. 모든 방문객들에겐 선물이 제공됐다.
 
그 옆에서는 뷔페식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이 차려졌다. 양파, 마늘, 고추, 율금 등을 코코넛 밀크에 섞고 끓인 야채수프 사유 로레(Sayur Ledeh), 소고기 양념 무침 렌당(Rendang), 콩깍지 등을 양념과 맵게 볶은 삼발 고렝 알리(Sambal Goreng Ali), 찐 달걀을 매운 양념에 무친 테로 발라도(Telor Balado), 전분과 말린 해산물 가루를 섞어 기름에 튀긴 과자 케루푹(Kerupuk) 등을 찐 밥과 같이 먹으면 고향의 향수가 깃든 축제의 맛을 느끼기에 딱 이었다. 해마다 행사를 위해 2,000여 명분의 음식을 준비한다고 대사관 관계자 우지 끄브리(Uji Kbri)양이 뛰어난 우리말로 설명한다.
 
인도네시아 전통 과자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미니 바자에도 고향을 체취를 느끼려는 인도네시아인들과 호기심 어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올해도 영국, 부르나이, 태국 등 6~7개국에서 온 외교관 등 약 2,000여 명의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이 인도네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전통 축제와 음식을 즐겼다며 1등 서기관 뿌르노 위도도(Purno Widodo)씨가 덧붙였다. 라마단 금식 기간에도 대사관은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모든 방문객에게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제공했단다.
 
무딕(Mudik) 또는 쁠랑 깜뿡(Pulang Kampung)이란 인도네시아 단어가 있다. 우리의 설날, 추석같이 타지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한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방문해 음식을 나눈다. 일부 식당과 상점들도 이때만큼은 문을 닫고 고향으로 향하고, 공원, 극장, 백화점 등이 북적인다. 고향에 못 간 한국의 인도네시아인들은 대사관 근처 공원에 모여 무딕을 대신했다. 이날 인도네시아인들은 모여 전통 음식을 먹고, 서로의 손을 잡고 죄를 사하는 살라뚜라미(Silaturahmi)를 한다.
 
현재 한국 내에서 약 40,000여 명의 인도네시아 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올해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을 포함한 이슬람 국가 외교공관과 약 50여 개 모스크에서 이슬람력 새해 첫날 알라에게 기도하는 이드 피트르 살랏(Ied Fitr Shalat) 행사가 열렸다.
 
Photo Credits: Indonesian Embassy Seoul, Ma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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