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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은 이제 단순한 참사 이상이다

416은 이제 단순한 참사 이상이다

Kelly Lee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4월 중순에 토론토 지역에 갑작스런 프리징 레인(freezing rain) 경고가 내려졌다. 모든 커뮤니티 프로그램들이 취소되는 날씨에 전세계 도시들과 일제히 치러지는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 토론토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야외 집회마다 우천시를 대비해 실내 장소를 함께 예약 해놓긴 했었지만, 4년 동안 한번도 실제로 실내로 장소를 옮겨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빙판이 된 길에서 참석하는 분들의 안전이 먼저이니 야외에서 실내로 장소를 옮기기는 했지만 이 얼음 길을 헤치고 얼마나 와주실까 걱정이 앞섰다.

멀리 2시간 밖에서 오시는 몇몇 분들은 아침 빙판길 운전이 위험하니 포기하신다는 연락을 취해왔고 가족 단위로 오시는 분들은 걱정이 되니 오시지 마시라고 이쪽에서 먼저 연락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까지 했다.

모든 게 기우였다. 도시 전체가 얼음판이 되고 바람까지 휘몰아 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몰려오고 있었다.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그렇게 커다란 상처로 남았고 그 상처를 함께 치유하는 자리가 필요했다.

행사 마치고 뒤풀이 가는 길에 회원 한 분이 하신 말씀 그대로였다.

“우리는 판만 깔아주는 거야”

그렇다. 참여함으로 치유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거기까지가 우리가 할 일이고 그 다음은 그분들의 마음 그대로이다.

토론토 근교에서 100여명이 노란 티셔츠를 입고 모였다. 행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위한 애도와 함께 얼마 전 캐나다 사스카츄완주 버스 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16명의 주니어 하키 팀을 위해 함께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사진 액자 앞에 흰 국화를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캐나다 범 민주원탁’ 장은숙 씨와 ‘희망21’에서 김현철씨가 추모사를 하고 ‘사월의 꿈’ 합창단의 공연과 김경근씨의 독창 그리고 토론토 사물놀이패 ‘소리모리’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나에게 세월호란’의 주제로 한 자유발언 시간에 한국에서 중학교 때 세월호를 겪었고 여기서 고등학생이라고 한 학생은 나에게 세월호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선생님 말씀 부모님 말씀 잘 듣던 학생들이 배 안에서 가만 있으라는 얘기를 들으며 그대로 희생되는 모습을 보고 내 의견을 내는걸 두려워하지 않고 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외인 토론토에서 세월호를 생각하며 함께하는 분들이 계셔서 고맙다고도 했다.

세월호 희생 학생들 또래를 가진 한 아버지는 ‘우리 집 거실에는 가족 사진이 걸려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 집에는 가족 사진이 있을까’라며 가슴 아파하며 우리라도 자식들에게 감사하며 살자고 했다.

또한 ‘사월의 꿈’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Don Lee씨는 몇 년 전 추모 집회에 참가한 이후에 부부가 함께 세기토 활동과 합창단 활동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적 이슈에도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장 내내 윈저 대학 영상학 교수이면서 세월호를 중점으로 한국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다루는 다큐 영화 ‘RESET’의 배임 감독과 촬영 팀이 행사 장면과 개인 인터뷰를 찍기 위해 촬영하며 함께 하기도 했다.

참가한 현지인들에게는 풍물이 전체 행사 중에 가장 강렬한 인상이었다는 후기를 들었다. 우리 것은 통한다는 것을 절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304개의 작은 꿈들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그 동행의 길은 멈춰지지 않았다. 앞으로 416은 우리들 가슴에 인권이고, 평화이고 미래라고 다짐 해본다.”

세월호로 인해 ‘눈이 떠지고 마음이 열린’ 사람들

이제 4년차가 되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하 세기토)은 그냥 알아서 각자의 일들을 한다.

몇 년 동안 진행되는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찾아 하면서 이제는 따로 상의라고 할 일도 별로 없이 누구나 척척 알아서들 하신다.

행사 내내 사진과 영상을 담당해주시는 분, 행사 진행 내용이 궁금할 텐데도 행사진행 동안 묵묵히 행사장 밖을 담당하고 부모님 따라 나선 아이들까지 봐주며 지켜주시는 분들, 발언시간에 발언하는 분들 안 계실까 발언하겠다고 미리 신청하시는 분들, 멤버들 고생한다고 커피 쏴주신 분, 행사 참가가 처음이라도 씩씩하게 잔심부름 다하시고 끝까지 자리 지켜주시는 분들, 항상 감동인 노래 공연 선물하시는 분,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까지 식구 총출동해서 와주신 분들, 노구에도 몇 시간 거리를 한달음에 오셔서 항상 앞자리 지켜주시는 어르신들, 특히 세기토 행사마다 기꺼이 오셔서 공연해주고 연대해주는 토론토 지역 단체들의 소중함도 다시 한번 느낀다.

304개의 작은 꿈들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그 동행의 길은 멈춰지지 않았다. 앞으로 416은 우리들 가슴에 인권이고, 평화이고 미래라고 다짐 해본다.

[기사 저작권자: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일부를 인용하실 때에는출처를 반드시 밝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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