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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기 논쟁, ‘우리 민족끼리’에 대한 질문 던져

한반도기 논쟁, ‘우리 민족끼리’에 대한 질문 던져
-‘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남측 구성원에 대한 자문
-하나의 민족인가? 두 개의 국가인가?

이하로 대기자

정치권에 한반도기(旗) 논란 와중에 안철수 국민당 대표가 ‘한반도기·인공기 반대’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으로 가세해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는 가운데 17일 남과 북이 ‘차관급 실무회담 종결회의’를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며,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서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제의로 시작된 남북협상은 남북 고위급회담-실무접촉-고위급 실무회담으로 이어지며 평창올림픽까지의 평화지도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기 논쟁과 단일팀 논란은 수그러들줄 모른다.

남북 당국의 이런 진행과는 달리 남쪽 정치권에서는 남북 당국의 협상과 합의 내용에 보수 정치권이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며 시비를 걸며 일제히 궐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국민여론을 선동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며 거짓조차 서슴치 않고 있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합의를 두고 냉전적 사고와 대결구도를 벗어나지 못한 보수 세력이 스스로 분단을 부추기는 세력, 한반도 평화를 방해하는 세력임을 만천하에 자폭하는 모습으로까지 보인다.

“한반도기를 들면 태극기를 포기하는 것 – 악의적인 왜곡”

대표적인 것이 ‘한반도기를 들면 태극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억지주장으로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왜곡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올림픽 내내 성화대 옆에 주최국인 한국의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휘날릴 것이라는 거짓주장까지 버젓이 내세우며 반북 감정을 이용해 현 정권 공격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주최국의 국기인 태극기는 올림픽 기간 내내 올림픽기와 함께 게양되는 것이며 한반도기를 들면 태극기를 포기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낙연 총리는 “선수단 입장 첫 장면에 대형 태극기가 들어간다.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주최국이라서 맨 마지막에 입장할 때 한반도기를 들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보수 야당이 한반도기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민족적 열망을 철저하게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나름 그들만의 계산이 있다.

논란이 거세질수록 적폐세력으로 찍혀 폐족의 위기까지 몰린 보수세력으로서는 논란의 중심에 올라서며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기에 잃을 것이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아가 그들의 이런 주장에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40대 이하의 새로운 계층들에게는 북한이 더 이상 ‘우리민족’이라는 감성적 틀에 가두어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북을 대하는 감정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남과 북 그리고 전 세계의 기대와 환호를 한 몸에 받으며 등장했던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한반도기, 전 민족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그 열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에 대한 국민의 여론을 바라보면 과거와는 달라진 북을 바라보는, 민족에 대한 감정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나아가 한반도기 논란의 중심에는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적 열망이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거에는 남북이 단일팀을 이룬다는 것만으로, 아니 남과 북이 같이 입장한다는 것만으로 온 민족이 열광하고 설레었다.
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민족적 열망이, 갈라진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다는 온 민족적 소망이, 갈라진 민족이 같은 이름으로 한자리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환호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처음 남과 북이 공동으로 입장했던 시드니 올림픽의 경우 남북한 선수단이 ‘KOREA’란 이름으로 흰색 바탕에 푸른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들고 나타나자 관중석에서는 열화와 같은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로 이들을 맞이했고 전 세계의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환영했었다.

이번 한반도기 입장으로 태극기 못 보는 일 있을 수 없다며 왜곡보도 선동을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조선일보도 이 당시에는 사설을 통해 “전세계인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남북화해를 향한 하나의 진전”이라고 크게 환영했다.

2000년 시드니 여름올림픽 당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한 한반도기 역시 현 자유한국당의 원조인 민주자유당(민자당)의 노태우 정권 당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이 한반도기를 문제 삼고 나서 이를 흔드는 것은 냉전적 대결구도가 유리한 이들이 남북의 화해무드에 딴죽을 걸고 또 다시 색깔논쟁을 통해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반도기를 둘러싼 논쟁 중에 나타난 국민들의 감정 변화는 눈여겨 볼만하다.

국회 의장실과 sbs 의뢰로 한국 리서치에서 조사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물론 북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서는 81.2%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내어 압도적인 찬성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한반도기 공동입장에 대해서는 찬성(가급적 하는 것이 좋다)과 반대(무리할 필요가 없다)가 50.1% 대 49.4%로 팽팽하게 맞선다.

이러한 여론은 단일팀 구성에 가면 찬성이 27%, 반대가 72.2%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

이는 일정의 촉박함으로 인해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통보된 탓도 있지만 한 형제 한 민족이라는 열망이 높았던 과거에 비하면 국민감정의 변화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즉 북을 대하는 국민감정이 우리 민족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는 인식에서 남과 북을 따로 놓고 보는 의식들이 높아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남과 북을 두 개의 국가로 보는 것이 과거에는 반민족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다수였던 것에 비해 이번 논쟁을 통해 북을 또 하나의 국가, 즉 한반도의 두 개의 국가 중 하나로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민족인가? 두 개의 국가인가? 라는 질문”

이번 한반도기 공동입장 논란은 보수들의 색깔 입히기 선동에도 불구하고 남쪽 구성원들에게는 하나의 민족인가? 두 개의 국가인가? 라는 우리들이 마주보기를 꺼려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2000년 시드님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의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공동입장의 감격, 1991년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 사상 첫 남북단일팀-코리아여자탁구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온 국민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던 감동의 기억에 비하면 이러한 국민들의 감정변화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분단 이후 분명하게 두 개의 국가로 진행되어온 남과 북을 두 개의 국가로 인식하기를 본능적으로 거부해오던 국민들의 감정 변화의 의미를 우리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물론 이명박근혜 정권 10년 동안의 통일운동의 쇠퇴와 더불어 북의 자주국가 완성을 위한 핵 무장, 그리고 북미 대결을 통한 한반도 위기감의 증대가 북에 대한 국민감정의 부정적 증대요인이기는 하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이번 논란을 통해 드러난 아직도 ‘우리민족’이라는 것이 유효한가라는 질문은 앞으로 전개될 남과 북에 대한 문제, 나아가 통일에 대한 문제에 근본적 질문들을 우리는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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