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홍콩의 다양한 녹색 유혹들을 펼쳐라’
(Unroll the Hong Kong diverse green temptations)
S. Macho CHO
rok-hid @ inbox . ru
홍콩의 대중교통수단인 전철 MTR에서 발견한 광고문구다.
난 외국에 가면 웬만하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 자가용이나 택시는 어쩐지 그 문화를 느끼기엔, 마치 방에서 밖의 꽃밭을 창을 통해 바라만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철, 버스, 기차, 마차 등은 다양함을 직접 느끼고 냄새 맡고 만질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얻은 경험과 기억은 나의 일기장에 또 한 줄의 댓글이 달리게 해주는 고리다.
홍콩은 분명히 팔색조다. 24시간 활기차고 색상이 뛰어나며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무한히 다양한 곳이다. 마치 흔들어주면 작동 잘되는 자동 손목시계처럼. 인천에서 비행기로 4시간 남짓 날아가면 전혀 다른 색상과 먹거리가 갑자기 얼굴을 디민다. 모든 것이 다 흥미롭고 재미있다.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지구촌의 축소판 음식과 쇼핑의 천국이자 우리에겐 왠지 모르는 친밀감이 설레게 하는..
홍콩에는 몇 개의 테마파크가 있다. 가장 작은 디즈니랜드도 홍콩에 있다. 그러나 또 색다른 테마파크도 있다. 대부분의 놀이공원이 다양한 놀이기구와 풀장 등으로 방문객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면 여기 세계에 손꼽아 몇 안 되는 친환경 놀이공원이 있다.
전철(MTR)에서 발견한 홍보문구를 따라가 봤다.
홍콩 습지 공원(Hong Kong Wetland Park)이다. 이곳은 자연보호, 교육과 관광객들을 위해 탄생한 곳이다. 홍콩 특유의 번잡한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신계지(New Territories)의 웬롱(Yuen Long)지구 틴 쉬 와이(Tin Shui Wai)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좁은 홍콩 시내에 비해서 무척이나 넓고 시원하며 공기 또한 맑다. 그 규모는 방문객센터만 약 3,000평이며, 18만 평이 넘는 공원 내엔 전시공간, 극장, 기념품 가게와 각종 레저 시설이 갖춰져 있다.
원래 1998년 홍콩 관광청과 농수산부에 의해 ‘국제 습지 공원 및 방문자센터 타당성 조사’란 프로젝트로 개발되었다. 습지대는 인류의 마지막 허파이자 지구의 숨구멍이다. 따라서, 생태 환경적 측면과 친환경 개발을 목적으로 교육과 보존, 그리고 녹색 관광산업을 위한 연구 개발이 주된 이유였고, 더 크게는 홍콩 정부가 자랑하는 밀레니엄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그 결과, 2007년엔 아시아 퍼시픽 지역 ‘어워즈 오브 엑셀런스(Awards of Excellence)’를 수상했다.
습지대 생물의 다양성, 문명 및 보존을 전시해 놓은 전시공간만 약 300평이다. 방문객들은 아쿠아리움에서 이 습지대에서만 서식하는 악어와 비슷한 말레이 가비알(False Gharial)과 쥐사슴, 녹색거북이 등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 공원을 조성할 당시 정부는 생태학적 관찰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생태환경 훼손 없이 관찰과 연구한다는 것은 인류의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물새류와 또 다른 양서류들도 이 습지 공원에서 살아가며 과학자들에게 많은 연구자료를 주고 있다. 방문객들은 스트림 웍(Stream Walk), 맹그로브 보드웍(Mangrove Boardwalk) 등을 걸으며 직접적인 경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농게, 망둥이, 저어새 등은 오래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터줏대감 중 하나다.
2003년 공원은 117개의 생태학적으로 연구해 약 246종의 조류가 살고 있다는 걸 알아냈다. 새 둥지들을 찾아내고 관찰했으며 둥지에 비디오카메라까지 설치해 습성을 연구해 냈다. 파충류들은 어둠이 내리기 전까진 활동을 자제한다. 낙엽이나 썩은 나뭇가지 아래에 자신을 숨긴다. 특별한 음을 통해 자기들끼리만의 의사소통을 한다. 곤충 또한 다양하게 관찰되었다.
민물고기들 또한 다양한 종이 조사되었다. 연구원들은 확실한 표본조사를 위해 그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양서류들은 움직임이 있을 때 자동으로 촬영되는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관찰되었다. 설치류와 같이 작은 동물들은 덫을 통해 포획되고 또 연구가 끝나면 방생시켰다. 곤충류들은 날씨와 온도에 민감하다. 따라서 그런 환경에 따라 개체 수가 늘기도 줄기도 한다. 나비만 하더라도 약 161종이 발견되었다.
수상 식물들도 그 종류와 상태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수질 상태도 중요하다. 수질은 습지 공원에 사는 동식물의 상태와 개체 수를 변화시킬 수 있다. 수온, 부유물질, 산소농도, 질소함유 상태 등을 통해 수질이 결정된다. 환경오염이 안된 자연의 수질은 그 자체가 대단한 정화능력이 있다.
환경개선 및 친환경 홍보를 위해 홍콩 습지 공원 자원봉사(HKWP Volunteer) 기구가 설립된 게 2002년이다. 봉사자들은 공원의 보존 활동에 동참한다. 봉사훈련, 연구조사, 전시공간 내 통역과 가이드 활동 및 다양한 공원 관련 행사 등에 참여한다. 봉사자들은 봉사시간과 활동과제에 따라 봉사한다. 홍콩 습지 공원에서 생태환경, 보존 활동 등을 통해 자원봉사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봉사자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지구상엔 민물 늪지, 북극 툰드라, 산호초, 삼각주, 암벽해안 등 수 많은 종류의 생태공원이 있다. 그들 지역에 사는 다양한 동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1971년 이란의 람세르에 18개국이 모여 회의 끝에 ‘람세르 조약(Ramsar Convention)’에 서명했다. 인류들은 습지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했고, 현재 지구상에는 약 17곳의 대표적인 습지대가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되어 지구를 숨 쉬게 하고 있다.
홍콩 특유의 후덥지근한 날씨는 습지 공원에 사는 곤충들에겐 행운이다. 그 온도와 습도 덕분에 잠자리들은 활기차게 날고 나비들은 떼로 군무를 춘다. 도시민들은 몇 곳의 관찰 포인트를 통해서 동식물들의 활동을 관찰하고 즐길 수 있다. 남겨진 어류의 뼈와 기타 잔여물들을 통해 자연의 산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번잡하고 소음이 많은 홍콩에서 가까운 거리에 하루 날 잡아서 천천히 걷고 직접 보고 느끼며 생태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기 좋은 곳으로 추천한다. 한 바퀴 돌아보는데 평균 4시간 정도 걸린다. 목줄 안 한 개를 데려오거나, 고성방가, 흡연, 음주, 음식물 섭취 등은 금지다. 동네 뒷산에서도 금지니 자연상태 공원은 당연한 말이다. 예약하면 무료로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운영은 오전 10시~오후 5시(매주 화요일 휴무)이고 MRT LRT 705 탑승 후 Wetland Park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기사 저작권자 :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일부를 인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반드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