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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하지 마세요. 비행기로 잡아요!”

“과속하지 마세요. 비행기로 잡아요!”

“I am a good driver,” says speeder busted at 139 mph.

시속 223km 과속 위반자, “나는 운전 잘해요.”

“해리정변”이라는 제목의 컬럼을 쓰게 된 정형량 변호사입니다.  제 미국 이름이 “해리 정”인데 뉴스프로에서 제 미국 이름을 가지고 “해리정변”이라는 좋은 컬럼 이름을 잡아 주셨습니다.  앞으로 가끔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 가운데 관심이 가는 기사를 중심으로 만나뵙겠습니다.

이 컬럼의 제목은 두어달 전에 보도된 한 뉴스의 제목입니다.  (미국이 워낙 넓은 나라이다 보니, 이런 기사가 전국적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고, 아마 제가 사는 뉴저지 인근에서 볼 수 있는 기사 같습니다.)  이 기사가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함께 보도된 사진에 나온 분의 생김생김이 우리 한인 형제분처럼 생겼기 때문이었는데, 기사에 나오는 이름을 보니 거의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형사사건의 피의자의 이름과 사는 곳, 나이, 심지어 사진도 다 공개됩니다.  한국에서 나오는 기사를 보면서 제일 답답한 것이 A양, B씨 등으로 사건 당사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인데, 이는 형사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폭행의 피해자등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왜 이처럼 형사피의자의 신원을 보호하는지, 사회구성원의 알 권리는 어떻게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형사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한번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이 사건을 통해서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관련기사 : http://bit.ly/2tBOI97

이 사건은 뉴저지 주의 듀몽(Dumont)에 사는 육상이란 분이 미동북부에 있는 메인(Maine) 주에서 과속으로 질주하다 붙잡힌 일입니다.  과속으로 경찰에 적발되어 소환장 (summons, 소위 티켓)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어서, 이런 일로 언론을 “타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인데, 이 사건이 언론에서 특별히 다루어진 이유는 이 분이 적발된 속도가 139mph, 약 223km/h으로,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드문 속도였기 때문입니다.  이 분이 달리던 도로는 I-95(Interstate Highway 95)라는, 미 동남부의 플로리다 주에서부터 시작해서 동북부의 메인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입니다.  이 고속도로의 최고 속도는 도로가 설치된 지역의 교통사정을 고려해서 정해져 있습니다.

도시 근처처럼 교통량이 많은 곳은 시속 50마일, 55마일 정도, 그리고 교통이 한가한 지역은 시속 75마일정도 사이로 정해지는데, 대부분의 구간이 시속 65마일에서 70마일 정도로 정해진다고 보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반드시 그 구역의 최고속도 표시판이 눈에 보이도록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자신이 운행하는 지역의 최고허용 속도를 알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 나오는 대부분의 “내비 (navigator)”에는 주행하는 구간의 최고 속도를 표시해주는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분이 과속으로 적발된 구간은 시속 70마일로 정해진 구간이었는데, 이 분은 놀랍게도 그 두 배인 시속 139마일로 질주하다 적발된 것입니다.

항공기에 의한 과속적발

기사를 보면서 알게된 특별한 사실입니다.  그동안 필자도 미국의 여러 주를 돌아다니며 가끔 “Speeding is enforced by aircraft. (과속통제를 위하여 항공기를 사용합니다)”라는 표지판을 여러 번 보긴 했는데, 항상 설마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의 과속은 레이더로 지나가는 차량의 속도를 점검하거나, 아니면 과속하는 차량의 뒤를 일정 시간 따라 가면서 위반 차량의 속도를 기록한 후 과속차량을 세우는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고속도로 곳곳에는 경찰이나 구급차량들만 이용할 수 있는 U-turn 차선이 있는데, 경찰들이 대부분 이런 곳을 이용해서 과속을 점검하기 때문에 이런 곳을 speed trap(속도위반 감시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경찰의 레이더 단속을 피하기 위하여 레이더 탐지기를 구입해서 달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주에서는 (예-버지니아주) 레이더 탐지기를 부착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기사에 의하면 이 분은 항공기로 순찰하는 주 경찰에 의해 과속으로 적발되고, 항공기로부터 연락을 받은 경찰순찰차들이 이 분이 진행하는 고속도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 분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 분을 세운 경찰들은 이 분이 운행하는 자동차의 차량면허 번호, 차종, 색깔, 차주의 이름까지 다 알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 분 덕분에 미국의 고속도로에 경찰 순찰차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끔은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과속을 감시하는 설비와 절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심하기기 바랍니다.

“I am a good driver.”

기사의 제목으로 뽑힌 이 말은, 이 분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한 말인데, 어떤 뜻으로 말 한 것인지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good driver란 말은 (1) 운전 실력이 월등한 사람, 혹은 (2) 교통법규를 잘 준수하는 운전자란 두가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맥상으로는 아마 두 번째 의미로 말한 것 같은데, 아마도 그동안 교통법규 위반으로 많은 티켓을 받지 않았었다는 것을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이 분은 체포된 뒤 구치소(jail)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형법상의 과속혐의 (criminal speeding)”로 재판을 받았다.  대부분의 과속은 행정규정 위반으로 약식 재판을 받고 규정위반이 인정되면 벌금을 내게 됩니다.  대부분 이 약식재판에 나가지 않고, 벌금을 납부하거나, 때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재판에 출두하여 단속된 규정보다 벌금이 약간 낮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 분은 과속의 정도가 상식을 초월하는 선이었기 때문에, 행정규정 위반이 아닌, 형법상의 과속으로 재판을 받았고, 국선변호사 (public defender)의 도움을 받아 3백불의 벌금과 48시간의 구금형을 받았습니다.  다만 체포된 후 재판을 받는 동안 구금되었던 시간으로 구금형이 대체되어 (“time served”)  재판 후 석방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분의 법적 책임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대부분의 주들은 운전면허 협약(driver license compact)에 가입하여 있습니다.  이 협약에 의하면, 다른 주의 운전면허 소지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할 경우, 그 위반 사항을 운전면허를 발급한 주에 통보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분이 살고 있는 뉴저지 주에서는 다른 주에서 교통법규 위반사항을 통보 받으면 적어도 2점 이상의 벌점을 부과한다고 합니다. 이 벌점은 또 보험회사에도 통보가 되어 누적된 벌점이 없어질 때까지 보험료가 증가하게 됩니다.

과속단속을 위한 카메라 설치

미국에서는 대부분 과속 단속 카메라(speed camera)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의 반대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과속단속 카메라가 오직 벌금을 걷어들이기 위한 것이고, 과속을 하는지 모르는 사이에 벌금고지서만 나가기 때문에, 과속을 줄여 사고를 방지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따라 많은 주에서는 아예 과속단속을 위한 카메라 시스템 설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로 과속을 단속하는 것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연방수정헌법 제6조에 있는 confrontation clause(대면조항)에 의해 보장되는 권리입니다.  이는 형사상의 피고인이 자신을 고발하는 자를 대면하고 질문할 권리를 의미하는데, 어떻게 과속으로 단속된 운전자가 길위에 설치되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계인 카메라 시스템을 대면하고, 질문할 수 있을지의 문제입니다.  스피드 카메라로 단속된 사건이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이 헌법적 권리를 어떻게 충족할지에 대해서 판례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헌법적 불확실성과 스피드 카메라의 법적 증거능력 (hearsay)에 대한 의문 때문에 많은 주에서 카메라를 이용하여 과속을 단속하는 것을 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들어, 많은 사거리에 red light camera(신호위반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 또한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뉴저지에서는 5년동안 실험적으로 운용했었는데, 이 시스템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불평때문에 실험기간이 지난 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 저작권자 :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일부를 인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반드시 밝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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