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영화 ‘박열’ 이준익 감독 인터뷰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한국은 아직 식민지 상처 정리하지 못해
-역사의식을 가장 어지럽힌 것은 미국의 서부영화
-일본 전쟁영화, 가해자 아닌 피해자 코스프레 심해
8월 11일 아사히 신문이 2015년 이후 ‘암살’, ‘군함도’ 등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에 대해 우려 섞인 보도가 많은 가운데, 관동 대지진 직후에 일어난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고 한 일본 정부를 상대로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그의 파트너였던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가 대역죄로 재판을 받는 과정을 소재로 한 영화 ‘박열’의 한국 이준익 영화감독과 인터뷰를 했다.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익 감독은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유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 “아직 식민지 시대의 상처를 정리하지 못했다”라며, “감독들의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준익 감독은 인터뷰에서 “해방 후 70년이 흐르고 전후 세대가 대다수가 된 지금, 비로소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어디까지 창작이 허용되냐는 아사히 신문의 질문에 대해서도 이준익 감독은 역사를 소재로 할 경우, 등장인물이 실제 인물이어야 하며, 주요 사건이 사실일 것과 사건의 순서가 맞을 것, 이 세 가지를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의 필요조건이라고 답했다.
또한, 일제강점기를 다룬 요즘 한국 영화가 역사의식을 어지럽힌다고 우려하는 역사가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영화사에서 역사의식을 가장 많이 어지럽힌 것은 “미국의 서부영화”라고 단적으로 꼬집어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 문화를 흉내 낸 것이라고 답하면서, 이 감독은 전쟁을 다룬 일본 영화에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코스프레”를 느끼게 만드는 영화가 유독 많다고 지적했다.
이준익 감독은 최근 한일 관계가 나빠졌다고 하지만, “관계가 나쁘다는 것은 반대로 좋아질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라고 말하면서 영화 ‘박열’이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8월 11일 아사히신문 디지털판 인터뷰 기사 전문이다.
번역 및 감수 : 김명호
기사 바로가기 : http://bit.ly/2uAVSdU
「戦争扱う邦画、被害者コスプレ感じる」 イ監督に聞く
‘전쟁을 다룬 일본 영화, 피해자 코스프레처럼 보인다.’ ‘박열’ 이준익 감독
インタビューに応じる映画「朴烈」のイ・ジュンイク監督=ソウル、武田肇撮影
인터뷰에 응하는 영화 ‘박열’의 이준익 감독 = 서울, 다케다 하지메 촬영
韓国で日本統治時代を題材にした映画が次々に公開され、ヒットしている。その一つで「軍艦島」よりも1カ月早く公開された「朴烈(パクヨル)」は、関東大震災の直後、皇室暗殺を企てたとして大逆罪に問われた無政府主義者の朝鮮人と、その相方だった日本人女性の愛を描いた異色作で、観客動員数は約230万人に達した。なぜこの時代の映画が増えているのか。歴史を題材にした映画で、創作はどこまで許されるのか。「朴烈」のイ・ジュンイク監督に聞いた。
한국에서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연이어 개봉되고, 흥행적으로도 성공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군함도’보다 한 달 먼저 개봉된 ‘박열’은 관동 대지진 직후, 일본 황제 암살을 계획했다는 대역죄로 재판을 받았던 무정부주의자인 조선인과 그의 파트너였던 일본인 여성과의 사랑을 다룬 이색 작품으로 관객동원 230만 명의 히트작이다. 왜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창작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박열’의 이준익 감독에게 물었다.
―2015年夏以降、「暗殺」「鬼郷」「徳恵翁主」「軍艦島」(いずれも原題)など植民地時代を題材にした韓国映画の公開が相次いでいます。なぜでしょうか。
-2015년 여름 이후, ‘암살’, ‘귀향’, ‘덕혜옹주’, ‘군함도’ 등,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의 개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韓国は植民地時代の傷をいまだに整理できていないからだ。日本は明治維新を経て主体的に近代化を遂げたが、韓国は日本帝国主義によって受け身の近代化を余儀なくされた。戦後も長く経済的に日本に従属した。戦後70年経って戦後世代が大部分となり、客観的な視点で過去を問い直せるようになった。映画人にとって、この時代を題材にすることは、韓国の近代化やそれに連なる現代の不十分な部分を見つめ直す作業だ。個人の趣向ではなく歴史的な流れと思っている」
“한국이 아직 식민지 시대의 상처를 정리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주체적 근대화를 이뤘지만, 한국은 일본의 제국주의 밑에서 억지로 근대화를 받아들였다. 해방 이후에도 경제적으로 일본에 종속됐었다. 해방 후 70년이 흐르고 전후 세대가 다수가 되고 나서 객관적으로 과거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영화인으로서 이 시대를 소재로 하는 것은 한국의 근대화와 그에 관련되는 오늘날의 불충분한 부분들을 다시 한번 드려다 보는 작업이다.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한다.”
―「朴烈」は、関東大震災後に起きた朝鮮人虐殺を隠蔽(いんぺい)しようとする日本政府を相手に、無政府主義者の朴烈と、相方の金子文子が大逆罪の裁判を通して闘うというストーリーです。どこまで事実で、どこからが創作ですか。
-‘박열’은 관동 대지진 직후에 일어난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고 한 일본 정부를 상대로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그의 파트너였던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가 대역죄로 재판을 받는 과정을 통해서 싸운다는 내용입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창작인지요.
「歴史を題材にする映画の時代考証には、三つの必要条件があると考える。登場人物が実在の人物であること、主要な出来事が事実であること、出来事の時系列が合うことだ。その三つの条件以外は創作として許される。『朴烈』に登場するのは、すべて実在の人物だ。当時の新聞記事や2人が書いた手記、評伝を徹底的に読み込み、せりふの多くも記録に残っている言葉だ。ただ、たとえば、2人が東京のおでん屋を無政府主義の活動の拠点にしたのは事実だが、嫌がらせに来た日本人の男をおでんの汁をかけて追い返す、という場面は創作だ。そこは事実を確かめようがない」
“역사를 소재로 하는 영화의 시대 고찰에는 세 가지 필요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인물이 실재 인물일 것, 주요 사건이 사실일 것, 사건들의 순서가 맞을 것. 이 세 가지 필요조건 이외에서는 창작이 허용된다. ‘박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실재 인물이다. 당시의 신문 기사나 둘이 쓴 수기, 평전 등을 철저히 읽어서 많은 대사들도 기록에 남아있는 것과 같다. 단, 두 사람이 동경의 오뎅 집을 무정부주의 활동의 거점으로 삼은 것은 사실이지만, 둘을 괴롭히는 일본인이 오뎅 국물을 두 사람에게 끼얹어서 내 쫓는 장면 등은 창작이다. 그건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最近、韓国では歴史を題材にしつつ大胆に創作を加える作品が流行し、一部歴史家は「歴史認識が混乱する」と批判しています。
-최근 한국에서 역사를 소재로 하면서 과감하게 창작을 추가하는 작품들이 유행하고, 그에 대해 일부 역사가들은 ‘역사의식을 어지럽힌다.’라고 비판합니다.
「映画史で、歴史認識を最もねじ曲げてきたのは米国の西部劇だ。白人はいい人、先住民は悪い人と描き、先住民への虐殺を正当化してきた。皮肉を込めて言えば、映画によって歴史認識をねじ曲げてきた主犯は米国であり、韓国も日本もその文化をまねた。たとえば戦争を題材とした日本映画は、アジアに対して加害者だったという視点は少なく、被害者意識のみを強調し『被害者コスプレ』と感じる作品が多い。ただ、韓国の観客は、映画の内容をすべて事実と受け取るほど単純ではない。映画の影響で歴史認識が混乱するという心配はしなくてよい」
“영화사에서 역사의식을 누구보다도 어지럽힌 것은 미국의 서부영화다. 백인은 좋은 사람, 선주민은 나쁜 사람으로 그리고, 선주민에 대한 학살을 정당화했다. 비판적으로 말하면, 영화를 이용해서 역사의식을 어지럽힌 주범은 미국이고, 한국도 일본도 미국의 문화를 흉내 낸 것. 예를 들면, 전쟁을 소재로 한 일본영화는 아시아에 대한 가해자라는 시점이 아니라 피해자 의식만 강조하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한국의 관객은 영화 내용을 전부 사실이라 받아들일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영화 때문에 역사의식이 왜곡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植民地時代を題材にした映画を見た若者が、日本に悪い感情を持つ可能性はないですか。
-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본 젊은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서 나쁜 감정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ないとは言えないだろう。だが、それは日本の過去の歴史や歴史認識に対してであり、現在の日本人を嫌いになることはない。最近、韓国の若者はアニメーションを含め、日本文化に好感を持っている。私もユニクロの服を着て、ソニーの製品が好きだった。日本人は悪で、韓国人は善、あるいはその逆という考え方は話にならない」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건 일본의 과거 역사나 역사의식에 대한 감정이고, 지금의 일본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니다. 최근, 한국 젊은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일본 문화를 좋아한다. 나도 유니크로 옷을 입고, 소니 제품도 좋아한다. 일본 사람은 나쁘고 한국 사람은 좋다는 발상, 혹은 그 반대의 생각 모두 말도 안 된다.”
「最近、韓日関係が悪化していると言われるが、悪いということは好転するきっかけになる。お互いの不満を正面から議論し、新しい結論に到達できるからだ。懸案を隠しても悪くなるだけだ。『朴烈』は日本と韓国の和解の契機になる映画と思っている。日本で上映されることを意識し、金子文子役の韓国人俳優チェ・ヒソの日本語のせりふは完璧だ。ぜひ日本でも上映してほしい」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했다고 하지만, 나쁘다는 것은 좋아질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서로의 불만에 대해 정면으로 의견을 나누면 새로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안을 숨겨도 상태는 나빠질 뿐이다. ‘박열’은 일본과 한국의 화해 계기가 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일본에서 상영될 것을 의식해서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은 최 희서의 일본어도 완벽하게 했다. 일본에서도 상영되길 기대한다.”
映画「朴烈」
上映時間129分、製作費約26億ウォン(約2億6千万円)。植民地時代のソウルの街並みを再現したセットのある慶尚南道陜川(ハプチョン)で主に撮影。在日韓国人や日本人の俳優も重要な役どころを務めている。
영화 ‘박열’, 상영시간 129분, 제작비 26억 원. 일제강점기 서울을 재현한 경상남도 합천의 촬영장에서 주로 촬영. 재일교포나 일본인 배우도 주요 역할을 맡았다.
朝日新聞 DIGITAL 2017/08/11 武田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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