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없는 나라로’ – 순례단 선포식 기자회견
– 청와대 앞 100미터 경찰측의 일방적 제지로 지연
– 양심수 없는 나라가 새로운 민주주의
– ‘양심수 전원 석방’이 더 용기있는 개혁
편집부
7월 8일 토요일 광화문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 석방’을 위한 문화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는 ‘양심수 없는 나라로 – 동행’이란 명칭으로 7월 13일부터 8월 15일 광복절까지 매일 오전 11시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하여 청와대 분수대까지 행진을 실천하기로 했다. 행진 코스는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하여 청와대 분수대를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행진이다.
이 날 행진은 ‘양심수 없는 나라로-청와대’ 순례단은 양심수 3개 단체인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 등의 주관 하에 진행되었다. 13일 첫날 행사에는 조순덕(민가협 회장), 권오헌(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조영건(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 및 현재 구속되어 있는 양심수의 가족들이 참여하여 양심수 없는 나라를 위한 서포터즈 ‘열다 0.75’(0.75평, 독방 크기) 청년 및 학생 20여명과 함께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참가자들 전원은 양심수를 상징하는 푸른 색 ‘관복(수의)을 입고 청와대 행진에 참여하였으며 이는 “그들이 자유롭지 못하므로,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양심수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니다”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였다.
앞으로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는 온라인 사전 접수를 통해 일반 국민들 중에서도 청와대 행진 참여자를 모집, 8월 18일 광복절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행진을 계속할 계획이다. 추진위는 지방 신청자들을 고려하여 토요일에도 행진을 계속하며 참가자 및 단체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13일 1일차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가 추진한 청와대 방향 행진에서는 경찰측과 충돌도 있었다.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의 수는 23-25명 정도였고 수의를 입은 참가자 학생들은 10여명 남짓이었다. 청와대 앞 분수대에는 이미 많은 경찰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으며 여러 단체에서 피켓과 플랜을 설치하고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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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대열이 청와대 분수대 100M 앞에 다다르자 경찰 병력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행진을 막았다. 경찰 측에서는 기자회견을 하려면 수감복 탈의와 피켓불허, 15명만 출입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수감복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퍼포먼스다. 수감복을 탈의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경찰측의 주장은 의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일체의 상징성도 부정하는 것이고 설득력 또한 부족해 보였다. 행진측은 경찰측과의 합의하에 소수의 인원만 수감복을 입고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경찰측은 다시 기자회견 참가 인원을 15명으로 제한했다. 결국 30분간 충돌 및 실랑이 끝에 분수대에 들어가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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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선경 서포터즈 단장의 사회로 청와대 국민순례 ‘양심수 없는 나라로 – 동행’ 선포식이 진행되었다.
첫 발언으로 권오헌 선생은 청와대 분수에 들어오기 전 기자회견을 불허한 경찰을 규탄하면서 ‘결사의 자유가 있는데, 옷을 어떻게 입었든 사람이 많다고 해서 기자회견을 못하게 하는 것은 UN자유권규약에도 위배된다. 청와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민가협 어머니들이 석방운동을 했던 분들도 있으며, 대통령도 자신과 함께 석방운동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한 ‘이 땅에 양심수가 있다는 것은 문명국가에서 수치스러운 일이며 양심수를 석방해야 된다는 것을 청와대에 알리고 광복절에는 양심수가 모두 석방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순례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 보도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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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언자인 조영건 선생은 ‘일제시대 때 해방되면서 독립운동가들이 석방됐듯이 촛불혁명으로 불의한 정권이 교체됐으니 불의한 정권으로 감옥에 간 양심수들이 나와야 한다’고 하였으며 ‘양심수석방은 정파, 정치적 이해의 문제가 아닌 국민단합의 힘으로 지지와 마음을 모아서 해결하고 815광복절에는 양심수석방으로 완전한 광복을 이루길 청와대에 청원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조순덕 민가협 회장은 ‘감옥에 있는 양심수들은 1년 중 4계절이 있는 것이 아닌 2계절만 있다며, 겨울과 여름만 있는데 여름나기가 감옥살이에 견딜 수 없는 고역.’이라고 하시며 ‘여야를 막론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는데 마음을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이석기 전의원의 누나인 이경진 선생의 발언이 있었다. ‘남북이 단일 된 나라로 살자고 주장했던 동생이 감옥에 가고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며 ‘자녀들까지 빨갱이자녀라고 놀림 받으며 왕따를 당해 우리나라에서 못 살게 됐다’고 하였다. ‘더 이상 정치희생양이 생겨서는 안 되며 0.75평 독방에 키가 180이 넘는 내 동생을 꺼내달라.’고 절절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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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열다 0.75서포터즈’ 이혜민 안양청년회회장(26)이 선언문 낭독 후 행진을 이어갔다.
다음은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의 선언문 전문이다.
청와대 국민순례 ‘양심수 없는 나라로 – 동행’ 선언문
‘양심수 없는 나라’가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달 UN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인권을 보호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하였다. 박근혜 정부가 가두었던 ‘양심수’들이 아직 감옥에 있다는 사실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가가 국민의 인권을 억압하지 않는 나라, 바로 ‘양심수 없는 나라’다. 그것이 촛불이 꿈꾼 나라다.
‘양심수 동행’을 하는 우리 모두가 양심수다
양심수의 문제는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양심수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나라는 문명국가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이 자유롭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옥 안에 양심수가 남아 있는 한, 감옥 밖의 우리 또한 잠재적 양심수이다. 양심수 푸른 옷을 입고 청와대 국민 순례에 나선 우리 모두가 바로 이 땅의 양심수다.
‘양심수 동행’은 정의를 바로 세우는 동행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감옥에 있다. 억울하게 갇힌 양심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 땅의 정의는 바로 서지 않는다. 불의한 권력으로부터 고통을 받은 이들을 보듬는 것이 참된 정의다. 그래서 ‘양심수 동행’은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는 동행이다. 뙤약볕 아래 우리의 땀방울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동행, 위로의 동행이다.
차별과 배제 없는 ‘양심수 전원 석방’이 정답이다
인권에는 높낮이가 없다. 양심수 석방에는 순서가 없다. 지난날 양심수를 감옥으로 보낸 모든 논리가 실은 차별과 배제이다. 그래서 ‘양심수 전원 석방’이 더 용기있는 개혁이다. 오늘 국민순례의 맨앞에는 흰 서리 머리칼을 보라색 수건으로 묶은 어머니들이 서있다. 이 땅의 양심수는 모두 내 자식이라며 군화발에 맞섰던 분들이다.
30년 전 어머니들의 용기, 오늘 우리 모두의 용기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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