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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간담회 후기, 문재인 대통령께 바라는 교민의 편지

 재미동포간담회 후기, 문재인 대통령께 바라는 교민의 편지
–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 우리는 왜 세월호 활동을 해야 했는가
– 언제든 다시 촛불 들 것
시카고 세사모 정혜윤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의 재미동포 간담회에 참석한 교포의 생생한 후기와 사진 및 문 대통령께 바라는 교민들의 마음을 그대로 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후 동포간담회에 잘 다녀왔습니다. 함께 참석하지 못한 세사모 활동회원들을 대표해 그 마음을 담아 거의 아홉 페이지에 달하는 편지를 써서 설레는 마음으로 들고 갔습니다. 데스크에 잘 맡겨 전해드렸어요. 이 감회를 무슨 말로 표현할 지 잘 모르겠어요. 조건없이 달려 들어 함께 했던 많은 분들과의 많은 아픔, 눈물, 땀, 시간들을 원없이 녹여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문대통령님 내외분은 뉴스로 접하던 것 보다 훨씬 사람을 사랑하시고 정이 깊은 분이었어요. VIP석이라는 개념 자체를 무너뜨린 것만 봐도 알수 있었어요. #강경화 외무부 장관을 비롯 #안민석 의원, #김경수 의원, #이종걸 의원,#장하성 정책실장까지 따로 앉지 않고 한 명씩 동포들의 테이블에 끼어 앉게 한 것만 보아도 척 알 수 있었습니다.

오다가다 만난 의원들과 찍은 사진도 있지만, 사회자로 참석했던 #김미화 님과 찍은 사진이 의미있게 느껴집니다. 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라 고생 많으셨는데 대통령이 그 노고를 알아주시니 억울함이 좀 풀렸을 듯 합니다. #김대종 님이 가져오신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 영정사진이 있는 프랭카드에 진상규명을 약속하시는 의미로 대통령의 이름 ‘문재인’을 걸고 사인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은 꼭 이루어 질 것이라 믿고 지켜봅니다.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그동안 SNS 상에서만 만나 세월호 진상규명이라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며 3년여의 시간을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함께 달려왔던 416해외연대 친구들을 직접 만나 회포를 풀고, 더 나아가 우리를 초대해 만찬을 배풀어주신 #이재수 님과 다양한 형태의 풀뿌리 행동을 하시는 다양한 멋진 분을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 행운을 혼자 누린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곧 #시카고세사모 친구들과 만나 생생히 나누겠습니다. 마음으로 잘 다녀오라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모두들 편히 쉬시고, 또 함께 갑시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사랑하고 응원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시카고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는 시카고 사람들 (약칭, 시카고세사모)’의 한 일원의 자격으로 동포 간담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정혜윤이라고 합니다. 세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엄마이지요. 오늘과 같이 온 가슴과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내 고국의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행운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지난 3년여 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묵묵히 함께 해 오셨던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앞섭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쓰려고 막상 책상에 앉고 보니, 세월호 참사와 함께 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찌 이곳에 있겠나.. 싶은 생각에 잠시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 봅니다.

대통령님께서도 다시 보시기에 너무 가슴아픈 사진이지요. 저 사진과 저 세월호가 수백명의 산 생명을 고스란히 담고 수면 아래로 완전히 사라졌을 때의 암담하고, 참담하고, 아득했던 그 순간은 아마도 평생 그것을 지켜보던 전 세계인의 가슴속에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후 한국정부의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향한 자세와 그 희생자 가족들을 대하는 모습은 멀리서 바라보는 동포들에겐 충격과 분노 그 자체였습니다.

무엇인가를 해야 했습니다.

단원고 희생자인 최윤민양의 어머니 박혜영님과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님이 억울함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시카고에 오셔서 간담회를 하게 되었고, 그 준비를 시작으로 ‘시카고세사모’가 저절로 탄생되었습니다.

간담회는 정말 성공적이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의 억울함을 알리는 그 시작이었습니다. 정치적 분위기 상 장소를 내어 주기를 저어했던 상황에서 일부 신도들의 비난과 항의를 온몸으로 막아내시며 자리를 만들어 주시고 도와주신 비오 신부님 덕분에 행사를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 마치고 한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며 두 분 어머님을 가슴으로, 눈물로, 힘껏 안아드렸던 우리 시카고 동포들, 이후엔 유가족들이 정치적으로 탄압하는 분위기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그 따뜻한 마음에 대한 믿음으로 이후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과 칼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희생된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세월호를 알려야 했습니다. 이 머나 먼 지구 반대편 타국에서, 어느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의 대한민국이란 조국 안에 살아 있을 ‘진실과 정의’를 향한 불씨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아이들이 그 아이들의 눈높이 만큼 세월호를 기억하도록 가족 중심의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일일이 세월호 참사의 고통을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그 진상규명을 향한 부모들의 발걸음을 따라 손잡고 걸으며, 행동을 보며, 자연스럽게 노란리본을 기억했습니다.

2년가까이 시카고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섭씨 영하 20-30도의 혹한과 눈폭풍 속에서도 단 한번의 격주 피케팅을 멈추지 않고 거리에 섰습니다.

욕도 듣고, 얼마의 돈을 받느냐는 비아냥 거림도 듣고, 자리에서 밀려나기도 했지만, 저희는 싸우지도 대항하지도 않고, 차라리 웃으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월호 세사모 뿐 아니라 시카고 내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사드배치 반대등의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함께 했고, 궁극적으로는 그 분들이 대한민국 광화문 앞을 중심으로 전세계의 촛불집회를 이끌어 내셨다고 믿습니다.

시카고의 교포 사회에서 뿐 아니라 다운 타운 등 세계인들을 목격자로 만들었습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향한 외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준비하고, 모이고, 외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꺼이 자신의 달란트를 내어 주시고, 경비를 부담해 주시고, 시간을 내어 주시고, 발도 뛰어 주신 우리 회원들을 지켜 보면서 힘들다는 생각 보다는 가슴이 벅차고, 사람사는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염원이 점 점 커지고, 단단해 지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3주기였던 2017년 4월 행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촛불집회에 이어 전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역사적 사건을 이루었고, 오늘,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직접, 그리고 마음으로 만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싸웠고, 이제 문대통령과 그 정부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켜보면서,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평범한 아낙으로 살아가리라 결심하고 있습니다.

한가지는, 정치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 상황을 보면서 정치 아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살았던 수 많은 대한민국 근대사 속의 평범한 국민들의 억울함과 한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묻혀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억울함 이란 그 당사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로 풀어주고 위로해 주지 않으면 시간이 갈 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 억울함으로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가는 가정이 많은 한  결코 평화롭고 잘~ 사는 나라는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내 가정이 불행하고 건강하지 못한데 어찌 내 지역사회가 행복하고 건강할 것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님이 대선에 당선되신 이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보여주신 행보, 억울한 사람들을 만나주고, 손 잡아 주시고, 함께 울어 주시고, 안아주시며,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하셨습니까’ 라고 말씀해 주신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울고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지구 반대편의 평범하지만 열심히 사는 님의 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시고, 김정숙 여사님과 함께 부디 건강 챙기시고, 힘드신 와중에도 즐거운 일이 많으시기를 시카고세사모 회원들은 간절히 기원합니다.

끝으로,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과 최근 가장 즐거웠던 문대통령님의 두 사진을 합쳐서 들고 다니는 사진을 공유합니다.

제 마음에 있는 큰 바위님과 큰 달님,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시카고 세사모 회원들은 문재인 대통령님을 무조건 믿고 응원하므로, 하시고 싶은 것 다 하시며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 가시는 과정을 지켜보며 행복해 하겠습니다. 그러니 일을 하시다가 힘드실 때면 저 사진들을 보시며 님을 응원하며 웃고 있는 우리들을 떠올려 주세요.

그러나 언제든 또 저희가 행동에 옮겨야 할 때가 되면, 그것이 힘 실어드리는 응원이든, 따끔한 질책이든 삽, 괭이, 연필, 다 집어던지고, 다시 피켓 들고 길에 나설 것입니다.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2017년 7월 1일

‘세월호를 잊지 않는 시카고 사람들’ 과 함께

정혜윤이 올립니다.

[저작권자 :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부분을 인용하실 때에는 출처를 반드시 밝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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