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년, 그 기억과 추모의 물결
–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기억행동
김효정 기자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희생자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과 궤적을 같이 해 온 해외 동포들이 참사 3주기를 맞아 이번에도 함께 이 날을 기억하는 다양한 행사를 전개했다. 이 행사들은 전 세계 12개국 50여 개 지역 교민들이 ‘세월호 참사 3주기 416해외연대 기억행동’이란 이름으로 치러졌다.
유럽에선 영국과 독일의 활동이 눈에 뜨인다. 지난 3년 간Remebering Sewol Disaster UK’ 라는 이름으로 침묵 시위를 통해 현지인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오던 영국 런던의 활동가들이 트라팔가 광장에서 4월 15일 다시 시위를 열어 오랜 활동의 의미를 재확인했다. 이들은 앞서 4월 8일에 영화 ‘세월(Sewol)’을 상영한 바 있다. 이후 25일 재상영 후 정옥희 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독일의 베를린, 프랑크 푸르트, 뮌헨,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RW), 슈트트가르트, 하이델베르그 등의 도시에서 기념 행사들이 열렸다.
독일 베를린에서 15-16일 양일 간 부란덴 부르크 광장에서 정기 집회를 열었고, 광대 리브리아팀이 희생자 이름을 하나하나 쓴 노란 달걀을 담은 상여를 들고 광장을 도는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Sewol Passion (세월 열정)’ 이란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 전시를 함께 열어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기억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전시 링크: http://kunstverein64.com/sewol-passion-exhibition-remembran… )
프랑크푸르트에서 4월 13일 녹색당 유럽모임의 주최로 열리는 세월호 3주기 간담회 정보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내가 기억하는 2014년 4월 16일’에 대해 소감을 나누고 세월호를 기억, 추모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이델베르그에서도 녹색당 유럽모임의 주최로 16일 저녁, 교민들이 모여 촛불을 켜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그동안의 개인적인 기억, 관련된 주요 사건들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30여 명의 교민이 모여 추모시 낭송, 연주 외 영화 ‘세월’ 상영과 자유발언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심경을 나눈 데 이어 3년 간 매주 세 째 주 토요일 열어오던 집회를 통해 피케팅, 유인물 배부, 리본 나눔 행사를 통해 현지인들과 교민들에게 알렸다.
독일 내 해당 도시에선 베를린을 필두로 유럽지역 유가족 초청 행사가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열릴 예정이다. 베를린에서 ‘416 기억저장소 어머님들과 캠페인 및 간담회’ 이름으로 5월 25-27일 베를린 박람회장 및 광장에서, 전 세계에서 수백 만 명이 참석하는 교회의 날 행사에 유가족과 함께 캠페인을 벌인다. 이어 6월 초 뮌헨에서의 거리 캠페인과 NRW에서 간담회 형태로 4월 22일 유가족 초청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독일에서 뜻밖의 감동적인 영상이 모든 이의 심금을 울렸다.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소녀합창당의 지휘를 맡고 있는 교민이 참여연대에 노란 리본 등을 주문 한 후, 이 학생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노란 리본을 달고 팔찌를 한 채 한국어로 ‘향수’를 부르는 영상을 보내온 것이다. (링크:https://youtu.be/1aHtWo3zQcY )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교민들이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해외 활동가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열었다. 15일 영화 ‘기억과 망각’을 함께 보고, 16일에 로마에 거주 중인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중심으로 추모 미사를 열고 이어서 콜로세움부터 베드로 성당까지 행진을 하며 주로 한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리본과 풍선을 나누며 참사의 기억을 곱씹는 시간을 가졌다. (링크: https://youtu.be/SqT_g6XlG_k )
아일랜드 더블린 15일 오후 ‘돌아봄’이란 주제의 추모행사를 가지면서 “국민적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고 “모두가 안전하게 살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행동해야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강조했다.
스트라스부르그에서는 4월 13일 영화 ‘나쁜 나라’를 상영하고, 15일에는 3주기 추모 피크닉을 통해 사진 전시회, 추모 문화제를 가졌다.
오스트리아 빈 도심의 한 극장에서 영화 <망각과 기억 2> 상영 및 세월호 배지와 리본 나눔, 유가족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약 40여 명의 교민이 참석하여 유가족들의 구체적인 아픔을 돌아보며 더욱 긴밀히 연대하고 위로의 가능성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외롭고 긴” 유가족들의 싸움에 존경과 감사를 보내며 진심어린 연대의 의사를 표명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항으로) 베를린, 자카르타, 더블린, 빈
추모 행사는 아시아 지역에도 이어졌다. 일본 나고야에서는 세월호가 완전히 뭍으로 올라온 9일 참사 3주기 추모 행사를 가졌다. 나고야에서의 추모 모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30여 명의 참가자들은 헌화, 묵념, 가족들에게 편지 쓰기, 시 낭독 ,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지하게 가족들의 아픔을 되새겼다.
도쿄에서는 ‘도쿄 세사모’ 회원들이 ‘노란리본 전시’라는 이름으로 희망을 테마로 “세월호 아이들의 꿈과 현대 작가가 함께 하는” 콜라보레이션 전시회와 공연을 기획해 참사를 기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서 사진 촬영으로 기부를 한 교민은 참사와 정부 대처에 대한 분노를 토로하며 봉사를 하러 갔다 “오히려 위로를 받고 왔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편 태국 방콕의 교민이 운영하는 한 식당에서 진상규명 서명과 세월호 리본 전달 행사가 4월 16-18일 3일간 치러졌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4.16 자카르다 촛불행동’은 15일 추모 문화제 ‘나의 슬픔, 나의 기억’이란 제목으로 행사를 열어 유가족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서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3주기 2주 전부터 세월호 희생자인 고 문지성양의 부모님이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호주 시드니, 캔버라, 멜버른, 브리스번 순으로 교민들과의 만남을 가진 오세아니아 지역 각 도시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나눔공동체 낮은마음’의 주최로 유가족과 함께 하는 세월호 3주기 위로와 추모의 예배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라는 주제로 열렸다. (링크: https://youtu.be/sroFYuLrMkg )
시드니에서 4월 1일 ‘304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이름으로 간담회와 문화제 형식의 행사를 한인 밀집지역에서 열고 (링크:https://youtu.be/Ps1DC39bhxA ), 페리를 빌려 선상에서 간담회와 공연을 가지며 달링 하버를 노란 리본과 우산의 물결로 수 놓았다.
캔버라 국회 의사당앞에서 4월 5일 추모 행사가 유가족과 함께 진행되었다. ‘캔버라 교민행동연대’가 마련한 이 추모행사에서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바 있는 현지 목사가 추모사를 영어와 한국어로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교민들은 “진실 인양”을 외치며 노란 우산으로 배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해 보였다. 고 지성양의 아버지 문종택 씨는 차기 정권에 희망을 거는 것을 “힘들다고”본다며, “국민의 힘이 최고 권력이고 국민의 힘을 믿고” 긴 싸움을 하고 있고, 캔버라에 온 이유도 한 명의 힘이라도 더 보태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이어 자리를 옮겨 50여 명의 교민과 함께한 간담회는 3시간 여 계속되었다.
멜버른 ‘행동하는 양심’ 회원들은 4월 7일 빅토리아 주 한인회관에서 교민 50여 명이 유가족과 함께 세월호 참사 당시 영상을 보고 간담회를 가졌다. 문종택 씨는 그 자신을 포함한 많은 유족들이 한 푼이 보상금도 받지 않았으며,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지만 세월호 참사는 그 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아 유족들이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브리스번의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4월 9일 두 분의 유가족과 함께 하는 3주기 추모 행사를 엠마 밀러 플레이스에서 가졌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로 시작한 이 행사는 어린이들의 사물놀이 공연, 묵념, 모두가 함께 하는 율동, 개인 발언으로 엮었다. (비디오 링크:https://youtu.be/LEHP-yy69tE )
3주기 당일 멜버른에서 진상규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Remember 0416 Melbourne’ 회원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도심을 지나 흐르는 야라강 위 다리 위에서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날은 부활절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이 노란 리본의 물결과 차분한 바이올린과 첼로 소리에 이끌려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같은 날 16일, 시드니 도심 하이드 파크에서도 교민들의 시, 노래, 춤, 퍼포먼스 등의 공연으로 채워진 추모제가 열렸다. ‘416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드니 행동’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 교민들은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며 무대에 섰고, 추모 미술 퍼포먼스를 선보인 한 교민은 “슬픔보다 행동으로 기억하고 함께 위로”를 받는 자리였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구하다 순직한 단원고 교사 남윤철씨의 누나 남윤혜씨도 함께했다. 그는 참사를 통해 동생을 잃은 아픔보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권력과 자본으로 가려져 있던 우리 사회의 이기심, 탐욕, 부조리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세월호 사건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해 청중들을 숙연하게 했다.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회원들은 ‘Pray for Sewol (세월호를 위한 기도)’이라는 이름으로 리본 묶기 추모제를 열어 이 날을 기리는 동시에 ‘나의 세월호 이야기’로 교민들 각자에게 세월호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누는 기회도 가졌다.
(좌로부터 시계방향) 캔버라, 시드니, 브리스번, 멜버른
기사 정정 바랍니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 3년 간 매주 세 째 주 토요일 열어오던 집회를 통해 피케팅, 유인물 배부, 리본 나눔 행사를 통해 현지인들과 교민들에게 알렸다.”
이부분 오류가 있습니다. 슈투트 세기사는 올해 초 만들어졌고 리본나눔행사는 처음입니다.
저희들의 작은 행동을 기사화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