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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 下

(58)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

S. Macho CHO

rok-hid @ inbox . ru

 촛불집회는 역사에 기록될 텐데 나중에 결혼해 자식이 “아빠는 그때 뭐했어?” 하면 자신 있게 대답하려고 지금 집회에 나왔어요 – 김포의 한 초등학교 6학년생

박원순 서울시장이 없었다면 광화문광장 촛불집회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처음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경찰의 물대포용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3차 집회부터 구급대원, 소방관, 환경미화원, 종로구•중구 담당 공무원, 서울시 청결도시팀, 서울시청노동조합원과 자원봉사자 등 연인원 1만 5천여 명과 구급차, 소방차, 청소차 등 1천 대 넘게 지원했다. 매주 인근 건물 화장실과 이동 화장실을 개방했고, 미아•분실물 신고안내소도 열고 지하철•버스 막차 시간도 연장했다.

국민행동은 10개 팀과 3개 특별위원회에 약 90명이 활동한다. 토요일 촛불집회 4시간을 위해 각 팀 활동가들이 일주일을 꼬박 새운다. 조직팀은 집회신고, 행진을 기획한다. 집회기획팀은 진행, 평가와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맡고, 언론팀은 보도자료와 간담회를 담당한다. 선전홍보팀은 웹자보 등을 제작 전파하며, 제안, 참여, 신문광고, 모금 등은 시민행동팀, 정치권과 교류는 대외협력팀이 한다.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에 대한 가처분 신청, 소송대응 등은 법률팀이 전담하고, 미디어팀은 영상 편집제작 등을 맡는다. 사무국은 모금, 내부 회계감사 및 활동가들에 대한 지원업무다. 3개의 재벌구속특위, 적폐청산특위, 시민참여특위 등 특별위원회는 향후를 위해 구성했다. 무대팀은 외부업체로 북측광장, 광화문광장, 세종대로사거리 앞과 세문안로 양쪽에 대형 스크린, 스피커, 조명, 음향 등 무대를 세운다. 금요일 밤부터 설치해 토요일 행사 후 일요일 새벽에야 철거가 끝난다.

본 무대에서는 21차까지 가리온, 강산애, 권진원, 김동산, 김원중, 너마저, 더모노톤즈, 두번째 달, 뜨거운 감자, 디템포, 루이스초이, 류금신, 마야, 모세, 브로콜리, 손병휘, 슬릭 X 던말릭, 신대철, 안치환, 양희은, 연영석, 에브리싱글데이, 이상은, 이승환, 이한철, 자전거탄풍경, 장필순, 전재덕, 정태춘, 제리게이, 조PD, 크라잉넛, 킹스턴 루디스카, 타카피, 한동준, 허클베리핀, DJ. DOC, 대금연주자 한충은, 예쁜아이들 합창단, 4.16가족 합창단, 평화의나무 합창단, 연고대 86학번 합창단,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주말마다 평균 4~5출연진이 시민들과 희망과 웃음을 나눴다.

유명 뮤지컬 배우들은 단체로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를 열창했고, 17차 집회에선 마술사 이은결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마술공연도 했다. 임한빈의 하야가는 이제 남녀노소가 열창하는 대표 촛불 민중가요가 됐다. 김제동, 노브레인, 이은미, 말로, 전인권, 한영애 등은 두 차례 이상 촛불을 빛냈고, 박근혜 성대모사 전종호 학생, 쏙고 김경덕 아지매, 염병하네 임 아주머니, 이대 학생회장, 이효리, 김미화, 도올 등 다양한 남녀노소 시민들의 무대에서 촛불 시민들과 함께했다. 하야 스티커를 제작한 전희재, 중고생연대 최준호, 돌고래를 만든 김영만, 촛불집회 안내 앱 개발자 김건준, 꽃 스티커를 만든 이강훈 등도 촛불집회의 숨은 영웅들이었다.

형광 조끼의 자원봉사자들은 촛불집회의 꽃이었다. 4차 집회부터 매회 40~60명으로 21차까지 누적 인원 1천 명이 넘는다. 10~50대 학생과 직장인 등 다양하고 남녀 비율도 반반이다. 혜택이라곤 점심 도시락과 생수다. 한겨울에 광장에서 7~8시간 서서 봉사하는 게 쉽지 않은데 약 30명은 매주 단골 봉사자다. 무대지킴이는 본무대 앞을 정리하고 안내한다. 안전지킴이는 시민들 통행로 확보, 장애물 이동, 화장실 안내, 미아 보호, 시각장애인 안내, 휠체어 자리와 유모차 공간 확보 등. 촛불부스팀은 광장 주위에 6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모금함과 함께 종이컵양초, 핫팩, 손팻말과 유인물을 무료 배포하고 주변을 정리한다. 모금은 집회 중 국민행동 활동가들이 직접 현장 시민들 사이를 돌며 한다.

82Cook, (세월호 아이들 생일상을 차려주는 동네사람들)함께하는 이웃들, 고양시 세월호 실천모임, 세월호를 기억하는 강서양천 시민모임, 반찬업체 행복꾸러미, 한국관광문화음식협회, 청담주앤클리닉, 세월호 유가족, 각 노동조합 등 100여 개 모임과 회사 등에서 매주 따뜻한 커피, 차, 음료수, 떡, 빵, 과일, 마스크팩, 배지, 스티커, 우의, 핫팩 등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 각 정당과 단체에서도 다양한 손팻말과 유인물을 무료 배포했다. 예술인들은 매주 주제를 바꿔가며 사물놀이와 퍼포먼스도 보였고, 대형 걸개그림을 걸고 시민들과 함께 그리기 등 각종 다양한 행사도 열었다. 광장은 정원스님 시민분향소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보고 듣고 또 서명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평일 저녁 광장 앞 블랙 텐트에서는 연극공연을 했다. 대부분 집회참가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며 쓰레기봉투를 챙겨오기도 했고 행진 전후에 환경미화원과 같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따로 거두는 등 수준이 높았다. 시민들은 촛불집회 때마다 손팻말과 쓰던 초 등을 기념물과 재활용으로 가지고 갔고, 남은 양초를 촛불부스에 돌려주기도 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엔 한국예술문화원 청소년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바닥에 붙은 스티커와 촛농들을 청소했다.

시민들은 촛불부스 자원봉사자들에 김밥, 간식거리, 핫팩, 음료수 등을 건넨다. 자녀와 함께 모금함에 돈을 넣는다. 근처에서 김밥 팔던 아가씨는 우리에게 김밥을 주었다. 내가 깔판이 없는 시민들에게 종이상자로 임시 깔판을 만들어 주면 너무 좋아했다. 나에게 과자를 내민 한 청년은 집회 때마다 날 봤단다. 지난주까지 광장 옆에서 의경으로 근무했다며 경찰과 의경들도 다 촛불과 같은 마음이란다. 제대 후 사복 입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게 꿈이었다며 아는척하는 의경 후임들에게 웃으며 초를 든 손을 흔든다.

세종특별시와 경기 인천, 고양, 파주, 광주, 수원, 안성, 용인, 하남, 시흥, 의왕, 군포, 의정부, 부천, 양주, 포천, 성남, 안양, 평택, 이천, 안산, 충남 대전, 당진, 서산, 논산, 공주, 홍성, 천안, 아산, 서천, 보령, 예산, 청양, 충북 청주, 제천, 충주, 괴산, 단양, 옥천, 영동, 음성, 진천, 전북 전주, 익산, 군산, 정읍, 전남 광주, 여수, 나주, 광양, 영광, 순천, 장성, 목포, 고흥, 진도, 완도, 장흥, 영암, 화순, 구례, 무안, 신안, 담양, 곡성, 보성, 해남, 강진, 제주도 제주, 서귀포, 강원 강릉, 동해, 춘천, 원주, 속초, 고성, 양양, 경북 김천, 성주, 포항, 경주, 경산, 구미, 영천, 안동, 영주, 고령, 문경, 의성, 상주, 울진, 울산, 대구, 경남 부산, 창원, 마산, 진해, 김해, 양산, 통영, 거창, 하동, 창녕, 함양, 밀양, 의령, 고성, 사천, 거제, 합천, 남해, 함안, 산청 등 120여 곳에서도 시민들의 촛불은 타올랐다.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스베인, 캔버라, 멜버른, 퍼스,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루, 중국 선전, 인도 구르가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일랜드 더블린, 뉴질랜드 오클랜드, 캐나다 에드먼턴, 토론토, 몬트리올, 오타와, 밴쿠버, 빅토리아, 핀란드 헬싱키, 영국 론돈, 옥스퍼드, 독일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문헨, 슈르트가르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일본 동경, 나고야, 태국 방콕, 이탈리아 로마, 케냐 나이로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미국 앤 아버, 애틀랜타, 보스턴, 시카고, 아이오와 시티, 메릴랜드, 사우스 캐롤라이나, 노스 캐롤라이나, 뉴욕, 뉴저지, 하와이, 휴스턴, 와싱턴 디시,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샌디에이고,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전 세계 17개국 54개 넘는 도시에서도 촛불을 밝혀 힘을 보탰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린 일도 있었다. 시민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시비를 걸던 취객들, 공공질서를 무시하던 괴팍한 장애인도 있었다. 여성 자원봉사자에게 화내고 무시해 기억에 남던 중년 남자는 후에 보니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였다. 손녀뻘 자원봉사 여학생에게 욕하며 침 뱉고 도망가거나 일부러 여성 자원봉사자 발을 밟은 노인도 있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시민들에게 시비 걸던 노인들, 붉은 칠한 반라의 몸에 큰 십자가를 메고 촛불집회 광장을 돌던 중년남자는 나중에 보니 박사모였다.

촛불집회에서 깔판, LED 초, 먹거리 등을 파는 노점상 중 일부는 통로를 방해해 불편을 줬다. 술과 비위생적인 음식을 팔다 버리는 폐식용유와 찌꺼기로 도로가 더러워졌다. 시민과 시비가 붙거나 술 취해 장사하기도 했다. 시민의식도 없고 탄핵도 관심 없이 그냥 술과 음식을 팔지만 막을 강제성이 없다. 실제로 국민행동에 참여한 단체 중 하나인 노점상연합회는 오히려 민폐가 된다며 촛불집회현장에서 장사를 안 했다.

촛불집회 마지막에 기적이 일어났다. 첫 집회부터 시민들이 20억 원 이상을 후원해 20차례 넘게 각종 집회를 열 수 있었다. 거의 매회 현장 모금으로 그날 집회를 근근이 이어왔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 판결에 즈음한 3월 9일~11일 목금토 3일간 조명•음향 등 무대 설치 비용 등으로 약 2억 7천만 원이 들었다. 그러나 모금액은 11일 20차 집회 하루 1억 원뿐이었다. 무대팀은 7천만 원을 후원하겠다며 안 받기로 했다.

그런데도 1억 원이 부족하자 국민행동은 고민 끝에 페이스북에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후원으로 지금껏 촛불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민주주의를 후원하세요’라는 문구와 후원 계좌를 담은 포스터를 공개했다. 그런데 1억 원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3월 16일부터 5일간 시민 2만 5천여 명이 11억 6천 8백여만 원을 보내준 것이다.

박진 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지금 우리가 만들어낸 역사는 분명히 기록될 것이다. 그 역사가 아름답고 위대하고 찬란한 이유는 딱 한 점이 되기 위해 그 자리에 왔던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모인 촛불을 봤을 때 큰 감동이었다. 당신이 역사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잊지 말자. 그 힘으로 박근혜 없는 세상뿐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같이 열어 갔으면 좋겠다. 촛불 시민들은 박근혜 탄핵과 파면이라는 촛불 승리에 이어, 다시 한번 촛불의 기적을 보았다.’고 감동했다.

2016년 10월 29일~2017년 3월 20일간 국민행동 재정보고에 따르면 현장모금으로 1,817,607,846원과 계좌 후원으로 2,021,818,521원, 단체 분담금 85,221,620원, 기타 45,523,310원 등 총수입 합계 3,970,171,297원이었다. 지출은 무대 및 음향 2,014,466,000원, 행사 진행 393,722,840원, 물품구입 145,437,880원, 선전홍보 160,986,411원, 장소 사용료 53,516,540원, 상황실 운영 8,068,700원, 공연 14,837,500원, 기타 45,190,920원 등 2,836,226,791원이었다. 총잔액은 1,133,944,506원이다. 국민행동은 항상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했고, 촛불의 기적을 보여 준 시민 후원금을 철저하게 운영하도록 후원금 운영원칙과 사용 계획을 약속했다.

매주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박원순 시장은 ‘정치 격변기에 테러 등 물리적 충돌이 많은데 우리 촛불집회에는 폭력이나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시민명예혁명의 평화 집회 의지와 역량은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거나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하다. 시민 촛불 혁명을 역사에 기록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촛불집회 자료를 수집했고, 광화문광장 예술인 천막과 서울광장 탄기국 천막까지 모두 기록하겠다. 촛불집회는 우리 위대한 국민의 성숙한 역량과 서울시 직원들의 노고 덕분이다”고 치하했다. 관련기사에 ‘박원순 시장님 진짜 조용히 과묵하게 잘하신다. 서울시민인 게 자랑스럽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촛불집회 자원봉사하며 우연히 오랜만에 지인들과 재회했고, 국내 주재 외교관 친구들은 자녀들이 원한다며 유인물 등을 부탁했다. 많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같이 촛불을 들고 분위기를 즐기며 인증샷을 찍었고 본국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덧붙였다. 1차 집회 때 청계광장에서 광화문광장으로 불법 행진했다며 경찰이 집행부를 소환 조사한단다. 6차 집회 때 가수 한영애는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한 개면 빛이 된다.’고 했다. 집회 때마다 촛불 파도타기, 촛불 레드카드와 소등 행사로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촛불시민들은 이제 가슴에 ‘2017 촛불승리’ 배지를 달았다.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고 촛불을 든 우리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며,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 제19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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