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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 中

(57)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 中

S. Macho CHO

rok-hid @ inbox . ru

 

제가 마음으로부터 피맺힌 심정으로 말합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 됩니다

–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은 2016년 11월 2일 1,553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세월호 인양, 백남기 농민 사망 책임자 처벌, 친재벌 반민중 노동법 개악 공공부문 성과 퇴출제 반대, 사드 배치와 위안부 야합, 한일군사정보협정 분쇄, 한반도 평화 실현, 친일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지진 지역 원전 가동 중지, 가습기 살균제 사태 해결, 농업 살리기, 노점탄압 여성과 소수자 차별 중지, 장애 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중소상인 지원, 물 전기 가스 교육 의료 민영화 저지, 기업규제완화 저지, 민주 민생 평화가 숨 쉬는 새로운 나라 건설!” 등을 해결하자며 닻을 올렸다.

시민들은 전국의 광장에서 문화제 형식의 사전집회를 통해 시국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행사를 즐겼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당찬 자유발언을 통해 광장 민주주의의 새싹으로 피어났다. 부모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촛불을 들고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즐겼다. 평화로운 촛불과 유쾌한 풍자의 한마당에서 남녀노소가 대통령과 정치권의 잘잘못을 토론했다.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를 끌어낸 시민혁명이란 찬사도 있지만 국민들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촛불을 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외신들은 앞다퉈 대규모 집회에서 평화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우리 집회문화에 찬사를 보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에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를 통해 빛났다. 작년 말 많은 한국인들은 충격적인 부패 스캔들로 창피해했지만, 이제 그들은 자랑스럽게 느껴야 한다. 몇 달간 이어진 촛불집회는 국회에 압력을 가해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뤘다고 논평했다. AFP통신은 ‘대규모 집회가 축제 같았고 어두운 밤거리를 촛불의 바다로 메웠다.’, 뉴욕 타임스는 ‘시위는 평화롭고 축제 분위기’라고 했다. AP통신은 “한국 국민은 자부심이 넘쳤고, 망가진 민주주의를 대규모 집회로 손수 바로잡았다고 믿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작년 말 서울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5명 중 1명은 지난 9차례 촛불집회에 한 번 이상 참석했다. 보수 성향이란 응답자도 7명 중 1명꼴로 참여했고, 80%가 촛불집회를 긍정적으로 여기며 호응도와 지지도가 매우 높았다. 올해 2월 21일 공공의창‧우리리서치‧참여연대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 32.4%가 촛불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올 1월 대한민국 인구 약 51,704,332명(행정자치부 2017년 1월)에 32.4%를 대입해 보면 약 16,752,204만 명이 나온다. 한 번 이상 참가한 수를 생각하면 누적 연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 76.3%가 박근혜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국민의 1/3이 넘는 34.7%는 그동안 참여 못했지만 향후 참여할 생각이다, 68.8%는 특검 수사 기간 연장해야 한다, 72.4% 특검 청와대 압수수색 해야 한다고 했다.

3월 11일 퇴진행동은 마지막 집회를 기념해 ‘촛불집회 종합보고’를 했다.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 기자는 ‘국민의 것을 국민이 돌려받아야 한다. 이제 언론과 검찰은 개혁하고, 세월호의 진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전직 KTX 여승무원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자며 눈물을 흘렸고 밀양 한옥순 할머니는 핵발전소는 사라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양심수 가족과 민가협 어머니들과 단상에 오른 정진우 목사는 양심수 석방을,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은 사드를 철회하라고 외쳤다. 시흥캠퍼스 반대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서울대학교가 물대포를 쏘며 폭력 진압했다는 사실에 촛불 시민들은 분노했다.

2017년 3월 11일 촛불집회 과정에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을 통해 모인 시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사회 각 분야 개혁 요구를 논의한 ‘2017 촛불승리선언’을 발표했다.

<촛불항쟁 승리 선언문>

오늘 박근혜가 탄핵당했고 주권자인 시민들이 승리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를 파면하고 물러나게 한 것은 바로 우리이다. 우리는 이미 불의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추운 겨울 촛불을 켜고 광장을 지켰다. 민주주의의 봄이 오며 박근혜와 재벌, 공범자들의 비리와 공작 정치, 생명 파괴로 말라가던 들판에, 참여와 행동으로 물길을 냈다.
우리는 힘 있고 아름다웠다. 박근혜와 공범자들의 범죄 사실에 마음속 깊이 분노했지만, 평화롭게 광장을 지켰다. 범죄자들은 혐오와 배제, 공포와 거짓으로 갈등을 조장했으나, 우리는 존중과 평등을 통해 그들을 이겨냈다. 세월호 유가족과 백남기 농민 등 박근혜 정권과 싸운 이들과 공감하며 연대했다. 광장에서 우리는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

박근혜와 공범자들을 제대로 처벌하고 청산해 망가진 나라를 새로운 사회를 만들 것이다. 책임을 제대로 물을 때 변화도 시작될 수 있다. 그들이 쌓아 올린 적폐도 청산해,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고, 역사 왜곡을 되돌릴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통받은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며 희망은 시작된다.

직접 행동해 낡은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다. 민의에 귀 기울인 적 없던 정치인, 언론과 검찰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박근혜의 범죄를 옹호하거나 침묵했던 언론과 정치인들은 ‘대신 해결해 줄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그러나 촛불을 통해 주권자임을 깨닫게 된 우리는, 이제 그들에게 삶을 의탁하지 않을 것이다. 직접 정치와 교육을 바꾸고, 언론개혁과 사법 정의를 실현하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다.

촛불은 지속하며 더 넓게 퍼질 것이다. 박근혜 탄핵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행복했지만, 일상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불안정한 미래, 권리 없는 일터, 차별과 경쟁의 헬조선이 우리의 현실이다. 변혁을 위해 일터와 사회에서도 촛불을 들 것이다. 연대하고 행동함으로써 민주와 평등, 권리와 생명 존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 국민행동과 시민 2,201명

민주주의 고비마다 시민들은 앞장섰다. 1960년 419 민주혁명은 이승만정권 붕괴,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은 신군부 정당성 상실, 300만∼500만 명이 모인 1987년 610 민주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다. 2002년 12월 미선 효순양 사건 규탄 집회엔 미 대사관 앞에 5만명이 촛불을 들어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직접 한국국민에게 사과하게 했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엔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모여 여론 70% 탄핵반대를 조성해 결국 5월 4일 탄핵을 기각시켰다. 2008년 6월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엔 주최 측 추산 하루 최고 50만 명, 전국 100만이 100일 이상 집회를 이끌어 이명박의 대국민 사과를 받아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촛불집회로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됐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는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한정된 공간에 수만부터 많게는 수백만 명이 모였지만 시민들 사이는 물론 경찰과도 마찰 없이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평화집회가 계속됐다. 법원도 “수 차례 집회와 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집회•행진이 가능함을 증명했다”며 헌정사상 첫 청와대 앞 100m 앞 대규모 집회 및 행진을 허용했다. 전 세계는 추운 눈비 바람을 맞으며 대한민국 광장을 메운 평화와 풍자의 촛불을 주목했다. 촛불집회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차이다. 촛불을 헐뜯는 세력들은 더러운 과거를 지키러 나왔지만 우리는 밝은 미래를 만들려 나왔다. 분노로 불붙은 촛불은 변화로 타올랐고, 미래에 희망을 거는 축제로 승화했다.

2016년 9월 20일 자 한겨레 신문이 처음으로 지면 1면에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공개한 후, 2017년 3월 21일 드디어 피의자 박근혜가 검찰청사 앞에 섰다. 파면된 지 10일, 국회 탄핵소추 가결 100일 만이며, 지난 10월 말 첫 대규모 촛불집회를 시작한 후 다섯 달간 1,700만 촛불이 광장을 밝히고서야 박근혜의 무거운 죄를 물을 수 있게 되었다. 박근혜 파면 후 주권자의 힘을 확인한 촛불 시민들은 기쁘고 즐겁게 축제를 즐겼지만 남은 과제를 잊지 않았고, 3월 25일 적폐청산과 박근혜 구속을 위해 광장에 모였다. 또, 4월 15일 진실규명, 새로운 사회 건설 및 세월호 3주기를 위해 촛불을 들 예정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박근혜는 막강했고 야당과 언론도 눈치만 살폈다. 시민들이 먼저 촛불을 들고 일어나도 정치인들은 손익계산만 따졌다. 촛불이 파도를 만들자 시민을 쳐다보며 망설였다. 촛불의 함성이 천지를 진동하자 그때야 국회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가결했다. 촛불은 당략과 정치적 계산만 하며 탄핵 발의조차 망설이는 야당을 압박해 결국 헌재의 박근혜 파면 및 검찰 구속까지 끌어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어렵게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격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수인번호 503호는 정치인들이 만든 게 아니다. 그런데, 아직 기소도 안 된 박근혜를 벌써 사면 운운하는 건 민의를 무시하는 것이다. 국민은 언제든지 촛불을 들 수 있다는 것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귀태(鬼胎) 박근혜와 함께 사라져야 할 것과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은 너무나도 차고도 넘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제 막 법의 심판대에 오른 피의자들에 대해 사면을 들먹이는 것은 법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시끄러울 땐 잡아넣었다가, 조용해지면 빼내 주자는 건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발상’이라고 했다. 박근혜가 미소지며 차창 밖으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검찰에 출석한 날 조선일보가 뽑은 기사 제목은 “검찰은 ‘대통령님’ 호칭 사용…답변 잘하고 계신다’”였다. (계속)

* 수인번호 503호는 구속되어 갇힌 피의자 박근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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