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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Tábom(따봉)과 Pão(팡), 포르투갈

(46) Tábom(따봉)과 Pão(), 포르투갈

S.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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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반도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포르투갈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레알 마드리드의 세계적인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그러나, 더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서양식 ‘빵’은 16세기경 일본어 パン(팡)에서 유래했고 더 올라가 그 어원은 포르투갈어 Pão(팡)다. 음료 광고로 익숙한 포르투갈어‘Tábom(따봉)’은 Estábom(에스따봉)에서 나온 말이다. 따봉은 사실 엄지를 치켜세우는 감탄사라기보다 ‘그래’, ‘됐다’ 의미라고 한다. 참고로, O는 포르투갈 발음으로 ‘우’라 한다. 그래서 Rio는 ‘리우’로 발음한다.

스페인 왼쪽에 자리한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대서양을 접하고 있다. 인천에서 오전에 출발, 독일 뮌헨 등 유럽 한 곳을 거쳐 현지 시각 밤에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 항로인데 약 17~19시간정도 걸린다. 리스본에서 열차로 남쪽으로 약 300km, 3시간 10분정도 더 가면 항구도시인 ‘파루(Faro)’가 나온다. 1~2등칸 편도 요금은 €20~30정도다. 비행기나 고속버스도 있으나 비행기는 비슷한 시간에 2배 이상 비싸고, 버스는 비슷한 요금에 6시간 가까이 걸린다.

북아프리카와 마주보는 포르투갈의 최남단 알가르브(Algarve)는 포르투갈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해양관광 휴양지 중 하나다. 화려하고 잘 나간다기보다는 편안하고 소박하고 푸른 동네다. 지중해성의 온화한 기후와 유럽에서도 눈에 띄게 저렴한 물가, 깨끗한 해변, 푸른 대서양 바다, 상쾌한 공기 등은 해마다 약 7백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파루(Faro), 라구스(Lagos), 알부페이라(Albufeira), 룰레(Loule), 포티마옹(Portimao), 그리고 사그레스(Sagres) 등이 알가르브주의 대표 도시들이다.

원래 아랍어로 ‘서쪽’이란 뜻인 알가르브는 8세기초부터 약 500여 년간 이어진 이슬람의 영향으로 리아포모사(Ria Formosa), 캐슬오브실베스(Castle of Silves) 등 무어인 유적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그중에서 인구 약 6만4천여 명이 거주하는 파루는 포르투갈 남부 끝자락 해안 도시로 알가르브 주도(州都)다. 파루 중심가를 둘러싼 무어 전성기 때 성벽, 시청사, 시계탑, 쎄성당(Sé Cathedral) 그리고 고고학 박물관(MuseuArqueológico)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특이한 디자인 조각이 있는 도로는 구도시의 아르코 다 빌라에서 시작해 항구와 자딤마누엘비바르(Jardim Manuel Bívar) 광장까지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북쪽까지 식당과 기념품 상점 등이 늘어서있다.

알가르브 서쪽의 실베스(Silves)는 서기 700년~1,200년 무굴제국 시대에 중요한 항구 겸 행정 수도였다. 그리고 지난 300여 년간 잘 보존된 포르투갈의 대표적 도시 중 하나다. 실베스의 건물들은 흰색과 밝은 노란색으로 주요 관광명소들은 하루에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아기자기한 크기다. 관광지라지만 호객행위를 하거나 바가지 씌우는 택시는 거의 못 봤다. 해질녘에 뽄테 로마나 다리(Ponte Romana Bridge)를 천천히 걷다 보면 내 눈에는 온통 붉게 변해가는 도시전경만 가득 찬다. 아직도 개발붐에 북적거리거나 얄팍한 상술이 판치는 곳으로 뒤바뀌지 않기에 더 애정이 간다.

살베스 외곽 언덕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전원풍경과 맑게 흐르는 강물이 도시 건물과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붉은 벽돌 성채와 묘한 조화를 보인다. 과거 유물 중 이 성채 등은 변화하는 현대에서도 여유 있고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고고히 깊게 품고 있다. 아라다 강(Arada River)과 대서양 바다, 그리고 북아프리카의 연결 고리였던 ‘진짜 포르투갈’ 실베스는 고대 역사를 되새김하게 해 준다. 고풍스러운 건축물들까지 인상적이며 조용해서 마음 편히 여행하기에 딱 맞다.

철새 무리와 야생동물들의 안식처인 바다 석호와 개펄이 보존되고 있는 리아포모사는 보트 관광프로그램이 적당하다. 여행사의 프로그램은 다양한 시간대라 선택하기 좋다. 국립공원을 한 바퀴 돌고 모래 섬 두 곳(IlhaDeserta)에 내려 둘러볼 수 있는 가이드 투어는 2시간 반 걸리고 €25(약 3만 원)/인. 조그만 카페 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그냥 무인도지만 날씨 좋은 날 보트가 도착하면 해변에서 큰 수건을 깔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조그만 여객선도 운항하고 잘 흥정하면 요금도 깎아준다. 여름에도 발이 시릴 정도로 바닷물이 차갑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줄레주 벽화가 있는 이그레자 도 까르모(Igreja do Carmo)와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봉안당 사원, 까펠라 도스 오수스(Capela dos Ossos)도 있다. 원래 포르투갈에는 봉안당 사원이 여러 개 있다. 오래전부터 만들어졌고 하느님의 영광과 또 다른 삶을 표현했다고 관광 안내책자에 써있는데 핑계고, 실제는 흑사병과 전쟁 등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 도시의 묘지공간이 부족해지자 귀족이 아니거나 연고 없는 유골을 파내 성당 지하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것이다. 참고로 납골은 일본식 표현이니 우리는 ‘봉안(奉安)’이라 하는 것이 옳다. 일제의 잔재를 없애나가야만 국가와 국민이 바로 선다.

에스또이는 조그만 촌락이지만 에스또이 궁전(Palácio de Estoi)과 밀릐로만(Milreu Roman) 유적이 있다. 궁전은 19세기 로코코 양식이 가장 잘 표현된 알가르브의 여러 자랑거리 중 하나다. 18세기 세워진 에스또이 궁전 바닥을 장식한 청색과 흰색으로 채색된 유약을 발라 구운 아줄레주 타일은 만든 장인의 정성과 땀이 스며있는 진정한 예술작품이다. 궁전은 현재 와이파이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고급 호텔로 운영하고 있어 언제나 남녀노소 모두 무료로 방문하고 관람할 수 있다. 마릐 로만 유적은 약 1,200평에 2~3세기 로마 시대 석조물을 잘 보존하고 있다. 대표적인 모자이크 유적은 13세기 세운 농장과도 잘 어우러져 적당히 조화를 이룬다.

파루공항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빌리무라(Vilamoura)는 약 6백만 평에 조성된 유럽에서 가장 큰 관광단지 중 하나다. 삼각형으로 이뤄진 해변 리조트지역이기에 알가르브 황금 삼각지대(Algarve’s Golden Triangle)라고 한다. 2000년 국제 크로스 컨추리 대회(2000 IAAF World Cross Country Championships)가 열렸던 곳이다. 포르티마오 서킷으로 알려진 알가르브 국제 서킷(AutódromoInternacional do Algarve)는 자동차 경기장으로 카트 경기장, 테크놀로지 공원, 5급성 호텔, 스포츠 시설과 주택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포트 와인(Port Wine)은 포르투갈의 얼굴이다. 100년 전쟁 후 프랑스는 영국에 와인 판매를 금지한다. 그러자 1809년 포르투갈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뽀루뚜(Porto)를 점령한 영국이 10~50년된 포르투갈의 와인을 참나무통에 넣고 이베리아 반도를 동서로 흐르는 가장 긴 도루강을 통해 영국으로 운반한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운송하는 동안 온도 때문에 와인이 식초처럼 변한다. 그러자, 와인에 순도 75%의 브랜디를 첨가해 발효를 중지시키는 방법을 찾아낸다. 일반 와인에 비해 알코올 도수는 20%정도로 높아졌지만, 당분의 발효가 멈춰 더 달콤하고 맛 좋은 유명한 포르투갈 대표 술인 포트 와인이 탄생한 것이다. 포르투갈에서 제조 판매하는 모든 와인은 포트 와인이라 불린다.

와인 마시듯 하면 금방 취할 수 있는포트 와인은 포르투갈 전통요리와 궁합이 맞다. 포르투갈의 대중적인 요리는 ‘바깔랴우 아 브라스(Bacalhau a Bras)’가 있다. 소금에 절인 대구 살, 감자, 양파, 달걀 등이 들어가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다. ‘추퀴노스 아 알가르비아(Choquinhos à Algarvia)’는 알가르브 지방의 대표적인 전통요리다. 초꼬스(Chocos)라는 조그만 오징어과 해물을 감자랑 향신료와 같이 양념해 기름에 볶은 요리로 ‘팡’과 같이 먹는다. 포르투갈 음식은 우리 입에도 잘 맞는다.

최초로 약 이백만 년 전 인류가 이미 이베리아 반도에 살기 시작했단다. BC 7세기경 게르만계통 민족이 포르투갈 지역에 정착했고, BC 2세기 경부터 600여년간 이 지역을 로마가 통치한다. 그 후 711년 북아프리카에서 무어족이 쳐들어와 이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정복하고 이슬람을 전파한다. 그 이후 1139년이 돼서야 알폰소 1세가 포르투갈 지역에 독립왕국을 세우고 약 110년 후 무어족을 내쫓는다. 대서양을 끼고 있는 덕에 해양술이 발달해 1494년 에스파냐와 남미대륙 분할협정을 체결했고, 몇 년 후 인도항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대항해 시대인 15~16세기 마젤란(Magellan)이 세계 일주를 하고, 포르투갈 왕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식민지를 둔 정치, 경제, 군사 대국이 된다. 그러나, 전쟁에서 패하고 왕이 후계자 없이 죽자 포르투갈은 이베리아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약 60년간 에스파냐의 속국이 된다. 1755년 리스본 대지진 발생해 왕궁까지 무너져 많은 사람이 죽어 영토는 혼란에 빠지고, 3차례나 프랑스 나폴레옹의 침략까지 받았다.

1624년 남미 브라질을 발견해 가장 큰 식민지로 만들었지만, 약 200년 후 브라질이 독립하며 포르투갈은 정치, 경제적으로 분열하고 더욱이 2백여 만명이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자 강대국의 위치마저 잃는다. 1910년에 군사혁명이 일어나 왕정이 붕괴하고 공화정이 선포된다. 그 이후 1926년까지 45차례나 정권이 바뀌었고, 군사쿠데타가 일어나 살라자르(Salazar)가 등장해, 40년 넘게 총리로 집권하며 조합국가(Corporatist Republic)를 만든다. 그러나, 1974년 일어난 군사쿠데타로 살라자르 독재정권이 막을 내린다. 살라자르는 독재자였지만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았다. 1986년 마리오수아레스(Mario Soares)가 60년만에 민간대통령으로 당선되며 EU에 가입한다. 포르투갈이 대서양을 통해 전 세계로 항해하는 동안 수많은 곳을 식민지로 삼았다. 예로, 1511년 현재 말레이시아의 말라카와 1557년 마카오가 있다. 이슬람왕국에서 유일하게 가톨릭의 거점이 된 말라카와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된 마카오에 사는 포르투갈의 후손들은 지금까지 전통풍습과 음식 등을 지켜가며 관광산업에 일조하고 있다.

더 동쪽으로는 중국에 1514년부터 포르투갈에서 온 검은 피부의 잠수부와 용병들이 살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나 브라질 원주민이 아닐까 싶다. 1541년 표류하던 포르투갈 상선이 일본 땅에 닻을 내리며 일본에 조총을 소개한다. 일본 대장장이는 예쁜 딸을 포르투갈인에게 시집 보내며 결국 조총 만드는 비법과 화약 배합까지 전수하여 대량생산해 첨단무기화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포르투갈인 도밍구스몬테이루의 ‘극동아시아의 귀족들(Fidalgos in the Far-East 1550~1770)’란 책을 보면 마카오와 일본 나가사키를 왕래하던 포르투갈 상선이 심한 폭풍우로 표류하다 선원이 식수를 구하러 제주도에 상륙했지만, 관헌에게 붙들려 죽었다고 한다. 아마도 최초로 조선땅을 밟은 포르투갈인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인 1577년일이다. 우연히 접한 포르투갈에서 전수한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은 15년 후 조선땅을 짓밟았고, 우연히 접한 포르투갈을 무시하고 죽였던 조선은 6년간 조총으로 철저히 유린당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을 고생시키고 정부가 무능하면 국민은 무시당한다.

유럽에서도 그리 부자나라가 아닌 덕에 포르투갈의 물가는 옆 나라보다 저렴하다. 그만큼 사람들도 소박하고 아직 순수하다. 알가르브 내 호텔은 호스텔부터 고급 리조트까지 약 200여 곳이 넘고 약 15만 원/박 정도면 아침까지 먹는다. 한때, 스페인, 영국과 함께 세계 3대 해양강국이었던 포르투갈이었지만, 지금은 유럽연합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퇴출위기에 내몰린 안타까운 처지로 전락했다. 이상하게 포르투갈 알가르브에서 보이는 흰색과 청색의 조화는 꼭 지중해 그리스와 그것들과 매우 비슷해 묘하게 가슴을 휘감긴다. 포르투갈 국토 면적은 남한과 비슷한데 약 1천만여 명이 산다. 2016년 리우하계올림픽에서 포르투갈은 동메달 1로 7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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