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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바하 깔리뽀르니아(Baja California)!

(44) 바하 깔리뽀르니아(Baja California)!

S.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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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바하 깔리뽀르니아(Baja California)!

최근 외신은 바하 깔리포르니아 주 멕시코 만 남쪽 바닷속에 ‘우주인의 도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구글 지도로 확대해 보면 약 4km 너비에 125km 길이의 튜브 구조물 형태가 확연히 보인다. 깊은 바닷속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기 엔 모양이 너무 인공적이라 우주인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스페인어 발음인 ‘바하 깔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주는 왼편으로 태평양을 끼고 고드름처럼 길게 늘어진 반도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차로 45분, LA 코리아타운에서 약 2시간 반 걸리는 멕시코 땅이다. 국경부터 시작되는 1번 도로엔 신호등은 거의 없고 ‘Alto(정지)’ 표지가 눈에 많이 띈다. 오른쪽 태평양 해안가 스페인풍 주택들은 대부분 미국인의 고급주택가다. 반대로 왼편 산등성이엔 현지인들의 허름한 판잣집들이 다닥다닥해 극과 극을 이룬다.

로사리또(Rosarito)는 국경에서 약 30분 걸리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조그만 해안 도시다. 시내 중심가 블러바드 후아레스(Boulevard Juarez)가 쇼핑단지다. 영어가 통하고 모든 제품이 미국보다 싸다. 이 동네 사람들은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을 귀신같이 알아낸다. 무조건 가격을 후려치는 한국인들한테는 처음부터 가격을 왕창 올려 부른 후 흥정하며 인심 쓰듯 깎아준다. 미국 교민들 덕인지 우리말도 알아듣고 몇 마디도 하니 욕하면 총맞는다.

시내에서 약 15분 거리인 뿌에르또 누에보(Puerto Nuevo)는 40년 전부터 형성된 바닷가재 마을이다. 원래 어촌 옆이라 흔하고 싱싱한 바닷가재를 요리해 싸게 팔았는데 소문이 돌아 이젠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변해 바닷가재 요리전문식당들이 해안가에 길게 늘어서 있다. 말 많던 LA 근교 레돈도 비치 한인 횟집보다 많고 싸고 신선하다. 치즈를 뜻하는 스페인어 케소에서 유래한 케사디야(Quesadilla)는 여러 재료를 토르티야에 싸먹는 대중적 음식이다. 멕시코인은 과일 샐러드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다. 칼집 낸 망고에 레몬즙과 고춧가루를 뿌려 먹으니 신기하게 중독성이 있다.

미국 대부분 주는 음주 나이가 21세지만 멕시코는 18세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나 방학 철이면 미국 젊은이들로 불야성이다. 국경과 가까운 티후아나(Tijuana) 시내에는 3,000명이 동시에 춤출 수 있는 10여 곳의 나이트클럽이 있다. 입장료도 없다. 지붕 없이 울타리만 친 클럽에선 예쁜 멕시코 아가씨들이 얼음이 찬 큰 통에 맥주를 담고 손님들 사이를 돈다. 술주정꾼은 나이트클럽 문지기들이 밖으로 쫓아낸다. 동틀 때까지 시내가 댄스음악과 취한 열기로 떠들썩하다.

태평양의 해풍과 토양이 포도농사에 맞아 멕시코 와인 생산량의 90%가 과달루페 발리(Guadalupe Valley) 등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약간의 피’란 뜻인 ‘상그리따(Sangrita)’ 칵테일은 1920년대부터 선보인 토마토주스, 오렌지 주스, 라임 주스, 아가베 주스, 테킬라, 핫 소스, 양파, 고추, 후추 등을 섞은 칵테일 음료다. 석양이 지는 바닷가의 카페 바하 칼립소(Baja Calypso)는 레개음악과 원조 멕시칸 마가리타(Margarita) 칵테일로 유명하다.

바닷가에는 자식들을 데리고 손수레에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팔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빈곤층과 가족이 한가롭게 승마하는 상류층 사람들이 공존한다. 쓰레기와 말똥도 가끔 보이지만 해변에서 음주가 합법이라 맥주, 테킬라를 마시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쪽은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파도의 영양으로 북중미 서해안과 멕시코에서 가장 좋은 파도타기 장소다. 그래서 파도타기 하는 사람들과 강습소도 많고 해마다 큰 대회도 열린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스튜디오 바하(Studios Baja)는 국경에서 가깝다. 태평양이 보이는 55,000평의 부지에 세운 세계에서 가장 큰 종합 촬영 세트장이다. 1996년 개장 이후 수많은 상업광고, TV 프로그램 등과 타이타닉,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등 8편의 대작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방문객들은 U$ 12 내면 실제 촬영 세트와 기구들을 직접 보고 영화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로사리또는 미국사람들이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가장 선호하는 외국도시 중 하나다. 미국국경에서 가장 가깝고 영어가 통하고 대형 쇼핑몰 등이 있어 미국인들이 좋아한다. 마리아치(Mariachi)는 인원은 3~12명까지로 전통음악, 최근 대중음악 등을 연주하는 유명한 거리의 악사다. 고급식당에서 마리아치의 연주를 들으며 멕시코, 중국, 일본, 프랑스, 이딸리아 등 온갖 요리를 미국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미국인들은 멕시코인을 무시하지만, 멕시코 음식엔 환장한다.

의료비 또한 미국의 10배 넘게 저렴해 많은 미국인과 캐나다인들이 이곳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요양한다. 실제로 미국보험회사들이 관련 의료휴양프로그램을 판매한다. 그런 영향에 개발 붐을 타고 여러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이 시작됐으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개발사가 부도나는 등 몇 년 전까지 공사가 중단된 곳이 가끔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새로 개발되는 해안가 콘도들에 미국인 은퇴자들이 들어오고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도로 사정도 괜찮아 주말이나 2박 3일 관광하기 적당하다. 멕시코로 갈 때는 반드시 자동차 보험을 드는 것이 좋다. 국경 근처에서 차 한 대당 약 15달러 정도에 가입할 수 있다. 미국에서 멕시코로 갈 때는 서류도 안 보고 그냥 통과다. 그러나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갈 때는 반드시 여권 등 사진 있는 증명서가 필요하고 혹시 의심스러우면 까다로운 질문과 차량 수색 등이 이어진다.

외국인들도 마약운송, 불법무기 등은 무조건 감옥에 가니 절대로 타인의 물건을 맡거나 운반하지 마라. 멕시코 군경은 대부분 예의 바르고 친절하지만, 검문에 불응하거나 도주하면 바로 총 쏜다. 요즘 서로 경쟁 관계인 마약조직들끼리 총질해 지역사회가 불안하다. 도로에서 발견된 살해당한 시신 소식이 종종 아침 뉴스를 장식해 관광산업에 부정적 영향도 끼친다. 그러나 거의 갱단들끼리 다툼이고 관광객들과는 연관이 없다.

휴양지답게 로사리또만 해도 고급 리조트부터 저렴한 호스텔까지 900여 객실이 있고, 14만여 명 주민 중 10%가 외국인이다. 멕시코는 엄격하고 전통적인 가톨릭국가다. 그래서 해변 등 공공장소에서 나체나 토플리스로 돌아다니면 큰 벌금을 문다. 생수나 식당 등에서 먹는 물은 정화된 물로 안전하다. 수돗물은 샤워만 해라. 7~8월이 건기로 여름엔 20도 정도, 2~3월은 평균 14도로 겨울이다. 생선, 채소, 과일, 유제품 등은 미국 반입 금지 품목이라는 걸 기억하자. U$ 가 다 통용된다.

원래 인류가 처음에 북쪽에서 바하 깔리포르니아 반도로 남하해 온 것은 약 11,000년 전으로 추측된다. 그 당시는 습한 해안기후로 큰 포유동물들만 살고 있었다. 씨에라 데 싼 프란시스꼬(Sierra de San Francisco) 동굴 암각화는 기원전 100년부터 서기 1300년 사이 살았던 원주인(原住人)이 척박한 환경에서 남긴 예술품이다. 인간, 포유류, 조류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250여 개의 벽화는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539년 스페인 탐험대가 왔을 때 약 7만여 명의 원주인 인디언종족들은 소규모로 무리 지어 고기잡이, 사냥, 식물채집 등을 하며 살았다. 그 당시 이곳은 아메리카대륙에서 가장 고립된 원시적인 곳이었다. 선교사들은 인디언들에게 기독교, 의복, 농업과 가축사육 등을 전수했다. 그러나, 면역력이 없던 인디언들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옮은 전염병으로 다 멸종되어버렸다. 멕시코 전쟁 이후 과달루페이달고 조약에 따라 캘리포니아는 미국, 바하 깔리포르니아는 멕시코 땅이 된다.

지금 다양한 수십 종의 지역 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지난 수년간 멕시코 맥주 시장은 두 회사로 양분됐었다. 파시피꼬, 모델로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꼬로나를 생산한 그루뽀 모델로는 2013년에 벨기에 맥주제조사인 AB 인베브에 팔렸다. 떼까뗴와 도스 이퀴스를 생산했던 까우목은 네덜란드 하이네켄에 넘어갔다. 이 둘이 98%를 독점했었다. 나머지 맥주시장의 1%를 차지한 건 세계 두 번째 맥주회사인 SAB밀러였고, 그 외 기타가 1%였다. 그만큼 멕시코인의 자국 맥주 사랑은 특별했다. 이유는 보리 음료 맥콜보다 맥아 맛이 안 나고 수돗물에다 오줌 섞은 맛이 나는 우리나라 맥주와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망했던 길은 간단했다. 미국보다 잘 나갔던 중남미 최대 경제 대국인 멕시코는 부정부패와 빈부 격차가 극에 달하고 정치인과 마약상이 손잡는 범죄자소굴로 변했다. 한때 멕시코 경제의 설계자, 국제금융계의 대부 등으로 불렸던 살리나스 전 멕시코 대통령. 그는 멕시코에 장밋빛 미래를 줄 것이라며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다. 그 덕분에 대대적인 민영화와 실업사태로 멕시코 국가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다. 임기 말 멕시코 페소화 폭락사태와 각종 부정부패혐의에 연루된 주범이 되자, 1995년 미국으로 망명한 후 아일랜드와 쿠바를 떠돌다 4년 만에 귀국한다.

구렁텅이에서 정신 못 차리는 국민 덕에 아직도 그는 멕시코 정치, 경제 등에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가가 구실을 못하자 실업률이 치솟고 국민은 생존을 위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죽어가고 있고 치안은 마약범죄조직이 대신하고 있다. 전쟁과 자연재해가 없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몰락하게 된 배경은 대다수 국민의 부정부패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현재, 멕시코의 중산층은 거의 없어졌고 나라를 팔아 이득을 취한 극소수 상류층과 그런 상류층의 세금 따위를 걱정해주는 개돼지인 국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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