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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경종을 울렸다.

법원이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경종을 울렸다.

Wycliff Luke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청 형사4부는 지난 5월 27일 제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원고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로, 제가 그를 ‘빤스목사’라고 지칭해서 명예를 훼손했다며 저를 형사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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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 측이 문제 삼은 게시물은 포털 다음 카페에 올린 두 건의 글이었습니다. 한 건은 전 목사의 언행을 문제 삼은 글이었습니다. 전 해당 게시물에서 전 목사가 ‘전교조 안에 성을 공유하는 사람이 1만 명’이란 발언으로 전교조의 명예를 훼손해 벌금형을 받은 사건을 적시하며, 그의 ‘빤스 발언’을 재조명했습니다. 다른 한 건의 게시물은 미국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방한에 한국 기독교계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전 논지를 전개하던 중 전 목사의 부적절한 언행을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해 12월 200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전 순순히 수긍할 수 없었습니다. 벌금도 벌금이었지만 인터넷 카페에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행위가 과연 형사처벌의 대상일 수 있는지 법의 판단을 구해보고자 했습니다. 비록 사법부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는 않지만, 제 주장이 진실하다면 사법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까지 바라보고 재판에 임했습니다.

다행히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레이디 가가 방한을 주제로 한 게시물에 대해 “피해자(전광훈 목사)의 발언과 관련된 부분의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핵심적인 비판의 대상도 피해자의 발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발언에 관대한 기독교계의 행태”라고 보았습니다. 이어 전 목사의 이전 발언을 비판한 글에 대해선 “게시글의 전체적인 취지는 피해자가 전교조에 대한 명예훼손 범죄를 저질러 민, 형사상 책임을 지게 된 사실을 알림과 아울러 그 이전에도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발언을 한 사실 등을 비판하면서 피해자의 신도들을 포함한 한국 기독교계에 목사로서 자질이 없는 피해자가 더 이상 목사로 활동할 수 없도록 촉구하는 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을 내리면서 전 목사에 대해 “피해자는 상당한 규모의 교회 담임목사로서 수천 명의 목회자를 상대로 강연을 하고 예장대신의 총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하는 등 그 지위, 영향력 등에 비추어 기독교계 내에서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종교 지도자로서의 신학적 소양, 전문성, 도덕성, 진실성 등을 두루 갖출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문제의 빤스발언엔 ‘하나님이 아니라 목사 개인에 대한 순종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비록 성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화와 풍자로 발언한 것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종교 지도자로서의 발언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소견을 붙였습니다.

재판부는 끝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전광훈 목사)라는 공적 인물의 목회자 집회 강연이라는 공적 활동에 관하여 사실에 근거한 종교적 비판을 가하고 있는 이상,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거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비방의 목적이 없는 일정한 범위에 있어서는 공개적이고 활발한 토론과 대화의 장 등을 통하여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 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정신과 부합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문을 읽어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글펐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볼 때 전 목사의 발언은 기독교계는 물론 사회의 미풍양속마저 해치는 부적절한 발언임이 너무나도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 목사 자신은 이 발언에 한마디 사과도 없었습니다. 여기서 그쳤다면 모르겠습니다. 그가 담임하는 교회 성도들, 몇몇 언론을 제외한 대다수 기독교계 언론들, 게다가 목회자들 대다수가 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전 목사가 어처구니없는 고소고발을 벌인 근본적인 이유도 이런 침묵에 있다고 봅니다.

재판부는 전 목사의 발언은 물론, 기독교계의 침묵에까지 경종을 울렸습니다. 목회자의 자질에 대해 고언을 아끼지 않았고, 목사들이 설교로 ‘하나님이 아닌 자신들에게 복종을 공공연히 강요하는 측면도 있다’고 우회적으로 꼬집었습니다. 그리고 목회자를 비판하는 활동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오히려 일정 수준 공개적이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목사의 부적절한 언행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약하면 교회가 세상의 어둠을 비추어야 하거늘, 오히려 세상 법정이 교회의 몰상식을 일깨우고 나섰다는 말입니다.

성도가 깨어야 목회자들이 바로 선다

전 목사에게 바랍니다. 전 목사는 문제의 발언 말고도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었습니다. 이제 그 발언에 대해 한국교회와 국민 앞에, 특히 그 발언으로 가장 큰 상처를 입었을 사람들 앞에 무릎 꿇고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전 목사 스스로 공인임을 인식하고, 목회자로서의 신학적 전문성,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을 개발해 하나님의 종으로 귀하게 쓰임 받기 원합니다.

무엇보다 어처구니없는 고소고발로 무고한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번 법원 판결에서 드러났듯, 전 목사의 고소고발은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우롱하는 위중한 범죄행위였습니다. 다시는 이런 경거망동을 되풀이하지 마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동안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물심양면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재판에서 변론을 맡아주신 변호사님, 또 우연히 알게 된 모 법무법인 사무장님께 더욱 큰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끝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당부말씀 드립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깨어야 목회자들이 함부로 행하지 못합니다. 목회자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미덕이 아닙니다. 오히려 목회자들이 성경과 다른 말을 하는 건 아닌지 면밀하게 감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광훈 목사 같은 사람이 더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목회자가 복음을 변질시키거나, 반사회적인 발언을 한다면 인터넷 공간에서 ‘정당하게’ 비판해야 합니다. 그런 비판이야말로 예수께서 바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들,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자신들이 듣기 불편한 말을 하면 거침없이 세상 법정에 가져갑니다. 이런 일을 전문으로 도맡아주는, ‘기독변호인’으로 진용이 짜여진 로펌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정당한 비판은 법이 보호해 주니까 말입니다. 저들이 아무리 골리앗 같아도 ‘진실’은 다윗의 돌팔매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부디 그리스도인들 모두 깨어 일어나 목회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고 비판해 주기를 당부합니다.

2016.06.01.
복음에 빚진 자
지유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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