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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난 부탄국민이어서 행복하다!

(37) 난 부탄국민이어서 행복하다!

S.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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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탄은 한 시간 동안 나무 5만 그루 심기로 기네스북에 올렸다. 불교에서 나무는 장수, 건강, 아름다움 등 모든 생명과 영양을 제공하는 양육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불교 왕국 부탄헌법엔 항상 토지의 최소 60%는 숲으로 유지하라고 명시했다. 얼마 전 외신에선 새로 태어난 왕자를 위한 특별한 축하행사가 열린 나라를 소개했다. 부탄의 제5대 국왕인 지그메 케사르 왕축(Jigme Khesar Wangchuck)은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한,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은 수재로 왕비 제선 페마는 서민 출신 여성이다. 국왕 부부는 첫 번째 왕자의 탄생을 기념해 나무 10만8천 여 그루를 심어 작은 숲을 조성했다. 하지만 왕자 탄생 기념 나무 심기는 단순히 헌법 때문이 아니었다. 기념행사를 불꽃놀이나 먹고 마시는 등의 일회성 잔치가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나무 심기로 기념하는 부탄은 전 세계에서 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친환경적인 국가라는 걸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히말라야 산맥에 최초의 인류가 나타난 때는 빙하기라고 한다. 고고학적 기록에 따르면 처음 부탄에 인간이 거주한 건 BC 2,000년경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 7세기 구루 린포체(Guru Rinpoche)가 이곳을 찾아 1,200m 산꼭대기에 탁상 수도원(Taktsang Monastery)을 세우면서 불교가 번성하게 된다. 그가 날개 달린 호랑이를 타고 방문했다 해서 일명 ‘호랑이 둥지(Tigers Nest)’로 불리는 이 수도원은 지구 상에 남아있는 가장 중요한 불교유적지 중 하나다. 그는 악귀나 나쁜 영혼을 제압하는 능력이 있으며 그의 가르침과 지혜는 감춰진 보물로 숨겨져 후에 현명한 자들이 발견하도록 봉해졌다 한다. 가장 잘 알려진 현명한 자 중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후에 뛰어난 예술가가 된 페마 링파(Pema Lingpa)가 구루 림포체의 보물을 발견한다. 그가 발견한 경전, 유물과 그가 만든 종교적인 춤과 작품들은 현존하는 티벳불교의 영향을 받은 부탄의 유산 중 가장 중요한 대표적 예술품들이다.

16세기 이전까지 수많은 부족과 호족들이 서로 싸우고 이웃 티벳과 전쟁하며 부탄의 여러 산과 계곡들은 주인이 자주 바뀌었다. 그러다가 1865년 부탄은 영국과 불평등 조약을 맺어 땅을 양도하고 영국의 통치 아래에 놓였다. 한동안 세월이 흘러 부탄에서 별 재미를 못 본 영국은 1910년 내정간섭은 안 하고 부탄의 외교권만 행사한다는 조약을 맺는다. 그러나 부탄은 1949년 영국으로부터 땅을 모두 돌려받고 이웃 나라 인도에 부탄의 국방과 외교권을 맡긴다. 부탄의 수출품은 목재, 석탄, 과일 등이며 쌀, 수수 등을 재배하고 관광, 수력발전, 농업과 목축이 주산업으로 지금까지 매년 인도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1974년 부탄의 4대 왕이 된 지그미 싱계 왕축(Jigme Singye Wangchuck)은 인도와 영국에서 수학했다. 그는 왕위를 계승하자 새로운 개념의 정책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 1998년엔 그 유명한 “국민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가 소개된다. 이 정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국민총생산(Gross National Product)’이란 숫자로 국가를 평가하는 것보다 경제개발과 발전, 문화유산보존 및 홍보, 환경보존개발과 좋은 정부로 평가하는 척도라는 것이다. 이 정책으로 국왕은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고 생소한 나라 부탄으로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게 된다.

2011년 7월 19일 UN 총회에서 68개국이 모여 부탄의 ‘행복: 개발로 향해서’를 공동 발의해 193개국의 합의를 끌어냈다. 이듬해 ‘행복과 복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정의’란 주제는 UN 본부의 고위급회담에서 다뤄졌다. 이 결과 부탄 국왕이 제시한 새로운 복지의 지속가능성과 효과 있는 경제, 환경 등이 관심사가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부탄국민의 국민행복지수는 전 세계에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그 덕에 국민총생산지수보다 국민행복지수(GNH)가 가장 높은 나라로 발표됐다. 국민은 항상 낯선 이를 보고도 미소 짓는다. 국민은 교육과 의료가 공짜다. 중환자는 인근 국가에서 치료받게 해 준다. 정부가 영어교육정책에 힘쓴 덕에 대부분 영어도 잘한다.

1644년과 1648년 두 차례의 티벳의 침략을 물리친 드럭겔 종(Drukgyel Dzong) 성채는 부탄의 자존심으로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지에 실리기도 했다. 드룩겔(Drukgyel)이란 부탄(Druk)의 승리(gyel)란 의미. 국영항공사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부탄 국기에서 용은 순수, 네 발로 잡은 보석은 부귀를 의미하고 벌린 아가리는 국가를 보하는 남녀의 힘을 상징한다. 부탄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금강승(金剛乘 Vajrayana) 불교국가다. 금강승이란 비밀의 가르침이란 뜻인 밀교로 티벳에서 독특하게 발전한 미신과 주술을 본질적 요소로 삼는 비불교적, 힌두적 종교가 변형, 혼합된 신비주의적 불교의 한 종파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노골적인 남근상 그림과 조각을 쉽게 볼 수 있어 외지인을 당황케 한다.

매달 각 사원과 종에서 돌아가며 열리는 10번째 날 축제 테추(Tshechu)는 놓치면 후회한다. 테추는 말 그대로 구루 린포체가 태어난 티벳 음력 월의 10번째 날을 축하하는 가장 중요한 종교행사다. 구루 림포체는 부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두 번째 부처로 불린다. 각 마을 남자들과 스님들은 다양한 색상의 탈을 쓰고 춤을 추며 8세기부터 시작된 이 의미 있는 종교행사를 이어 가며 다양한 탈들은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부탄인들은 탈춤을 보면 부처님의 축복을 받고 지은 죄를 씻어낸다고 믿기에 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다양한 텐추 중 파로의 3월과 팀푸의 10월 축제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성대해 때마다 약 3만여 명이 모인다. 팀푸축제일은 지역과 사찰에 따라 일 년 열두 달 다르다.

부탄은 히말라야 꼭대기에 자리 잡은 마지막 불교 왕국으로 문화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독특한 곳이다. 국토 대부분이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산악지대로 지정학적으로는 작은 나라지만 크기와는 다르게 남에서 북으로 계곡 사이 등으로 고도에 따라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티벳과 국경을 맞댄 북쪽은 항상 눈이 쌓여있고, 그 외 하(Haa), 파로(Paro), 팀부(Thimphu) 등 동서 중앙은 8월도 섭씨 20도로 꼭 북유럽 날씨와 같다. 그나마 고도가 얕은 계곡에 자리 잡은 푸나카(Punakha)는 여름엔 덥고 겨울도 포근하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남부는 무덥고 습도도 높고 여름철엔 저녁에만 소낙비가 지나간다. 12월~3월인 겨울은 건기로 섭씨 15도지만 봄, 가을은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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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음식은 좀 맵다. 인도의 영향으로 치즈, 커리와 콩, 쌀, 고추 등 양념한 채소와 고기가 주식이다. 아직도 온 가족이 방에 모여 둘러앉아 어른이 먼저 구석에 약간의 음식을 뿌려 신령께 바친 후 기도하고 식사를 시작하면 나이순으로 손을 이용해 먹기 시작한다. 얼마 전부터 핏자 등 서양식도 팀푸 일부 식당에서 보인다. 시골에서 주로 마시는 쌀이나 옥수수로 증류한 아라(Ara)는 도수가 높은 전통술이다. 맛도 좋고 가장 대중적인 부탄 맥주 ‘레드 팬다(Red Panda)’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인도 아쌈과 다즐링 영향으로 버터나 연유를 넣은 차와 커피도 대중적이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최초 부탄을 방문한 때는 부탄이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가한 다음 해인 1975년이었다. 그 후 일본은 부탄에 많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가 되었다. 2011년 일본 왕 부부가 부탄을 방문하자 이듬해부터 일본 관광객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 부탄의 관광 발전에 큰 기폭제가 됐다. 그 영향인지 부탄정부관광국 홈페이지는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로 제공된다. 특히 올해가 부탄과 일본 수교 30주년 기념하는 해다. 올해 6월~8월 사이 방문하는 일본국민에게는 여행세는 U$65불/박에 항공료 & 호텔 50%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다

사원에 출입할 때 신발과 모자를 벗고 항상 긴 바지와 긴 치마를 준비하고 종교 상징인 마니 스톤(Mani stone)이나 사리탑(Stupa)에 예를 갖추자. 또 사원에서는 약간의 돈을 시주하는 것이 기본예의다. TV와 인터넷은 1999년부터 들어오기 시작했기에 아직도 고유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어, 현대 문화라는 게 도심의 선술집과 당구장 정도다. 또 국제비정부기구가 상주해 있어 온 김에 자원봉사도 가능하다. 시내 어디서나 경찰이 보이고 범죄나 마약은 찾기 힘들 정도로 안전한 나라다. 그러나 담배 관련 제품의 반입은 엄격히 금지하고 동성애자는 걸리면 바로 감옥으로 간다. 팀푸 등 도시엔 집 나온 개들도 자주 보인다. 관광지는 대체로 위생상태가 좋으나 우기나 여름철에는 설사, 이질 등에 대비해 비상상비약을 준비하자. 고산지대라 말라리아나 댕기는 거의 없다. 요즘 문제는 불법체류하며 일하는 힌두계 네팔인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들이 부탄 경제와 환경을 조금씩 오염시키고 있다는 현지 가이드의 말이다.

부탄 정부관광국의 표어는 ‘양보다 질(High quality No volume)’이고 연간 외국인 관광객 약 12만명 정도로 예상한다. 그만큼 까다로워 개별여행하긴 힘들고 단체관광객으로만 입국할 수 있다. 부탄의 사증신청 및 발급 시스템은 부탄지정여행사만 가능하다. 따라서 여행하기 전 반드시 부탄 내 지정여행사에 신청해야 한다. 입국하기 최소 7일 전 1인당 U$250/일 여행경비(최소 2일, 비자비용 U$40 포함)과 사증발급신청서를 지정여행사에 제출한다. 여행사를 통해 부탄 외교부로부터 사증발급 승인번호를 받고 항공권 구매가 가능하다. 공항 입국 때 비자를 받고 출입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작성하고 공항 입국 시 무작위로 수화물을 검사한다.

국영 드룩항공(Druk Air)과 부탄항공(Bhutan Airlines) 단 두 항공사만 인도 다카, 뉴 델리, 콜카타, 싱가폴, 태국 방콕, 네팔 등을 거쳐 부탄 파로국제공항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 외국관광객 대부분 항공을 이용해 출입국 한다. 인도 콜카타와 부탄 푸엔춍(Phuentsholing)사이 고속버스도 운행한다. 콜카타 버스정류장(Kolkata Esplanade bus station)에서 화, 목, 토요일 오후 7시 출발하고 푸엔춍 우체국(Phuentsholing Bhutan Post office) 앞에서 월, 수, 금 오후 3시에 출발한다. 편도 약 18시간 예상하고 요금은 300루피(Rps: 약 5,400원) 정도. 버스는 깨끗하고 편하다. 3월~5월, 9월~11월이 여행하기 좋은 성수기다. 단체관광은 현지지상 비용, 왕복 항공료, 비자수수료, 여행자 보험 등 포함해 4박/7일 250만 원/인 및 7박/10일 트레킹 일정 350만 원/인정도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 놓인 조그만 이 은둔의 땅에 발을 디딘 방문객들은 싱그러운 자연환경과 신선한 공기에 눈과 가슴 속 깊이 깨끗해진다. 영국의 유명 소설가 제임스 힐턴(James Hilton)의 1933년 작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는 히말라야와 티베트의 산맥 속에 있는 라마교 사원 공동체로 신비스런 가공의 유토피아로 부탄을 묘사했다. 부탄엔 신호등도 공장도 안 보인다. 강도,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도 거의 없다. 도축이 불법은 아니지만, 불교의 영향으로 도살장도 없다. 고기와 물고기도 인도에서 수입해 먹는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마저 입을 벌리고 혀를 대보면 청량하다. 중국의 발톱 아래 신음하는 이웃 티벳과 달리 이 땅의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단다. 이런 이유로 조그만 부탄 왕국을 ‘지구의 마지막 샹그릴라(Shangri-La)’라 부른다.

내가 부탄을 떠나던 날 ‘난 부탄국민이어서 행복하다’며 손가락으로 벽의 글귀를 가리키며 환하게 웃던 가이드가 기억난다. “국민행복지수는 국민총생산보다 더 중요하다 – 지그메 싱게 왕추 국왕폐하(Gross National Happiness is more important than Gross National Product by HM Jigme Singye Wangchuck)”

수도: 팀부(Thimphu)
비행: 인천–방콕 21:20~1:10(다음날) / 방콕–파로 6:50~10:10 파로–방콕 11:20~16:40 / 방콕-인천 23:10~06:30(다음날)
인구: 약 75만 명(2014년 추정)
시차: -3시간 (한국 오전 10시 = 부탄 오전 7시)
언어: 종카어, 힌두어, 네팔어, 영어 및 약 20여 개 소수언어
면적: 약 3만8천㎢(한반도의 0.174배)
전화: 975
인터넷:.bt . 도심 일부에서는 WIFI가 되지만 비싸고 느리다.
종교: 대승불교(라마교) 75%, 힌두교 및 기타(이슬람 등) 25%
환율: 1눌트룸(BTN)= 18원(2015년 2월 기준), 인도 루피(Rupee), 미국 달러(U$) 병용
팁: 기사 U$1~2/일, 가이드 U$2~3/일, 트레킹 가이드 U$4~5/일
정보 | www.thekingdomofbhutan.bt
www.tourism.gov.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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