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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도와 드릴까요?

(31) 도와 드릴까요?

S.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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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서대문구청 앞마당에서 김장나눔 자원봉사행사가 있었다. 서대문구 내 9개 단체 복지사와 자원봉사자 약 350여 명이 모여 김장김치 13,000kg을 담아 구내 홀몸노인 등 1,300세대에게 전달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주민, 대학생, 직장인과 근처 군부대 장병들까지 같이 손을 모았다. 행사는 뜻을 같이한 봉사자들의 착한 마음이 한몫해 주척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예정보다 빨리 끝날 수 있었다. 해마다 김장철이 다가오는 이맘때쯤이면 대한민국 내 전국각지에선 가슴이 따뜻해지는 김장나눔 행사가 벌어진다.

자원봉사는 대단한 자격조건이 아니라 개인, 단체가 사회, 국가 등 인류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동을 뜻한다. 따라서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과 능력만 있다면 충분하다. ‘자유의지, 선택’ 등을 뜻하는 17세기 중세 프랑스어 ‘Voluntaire(공공봉사)’는 라틴어 ‘Voluntas’가 어원이다. ‘사회봉사, 봉사활동, 스스로 받들고 섬기다.’ 뜻이다. 자원봉사의미는 ‘공공노동, 병역’ 등도 포함한다. 최초 유럽에서 전쟁과 전염병 등 때문에 의료활동 등이 시작된 것이 자원봉사의 시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빈민가 아동들을 위해 휴일과 주말에 빈민가 어린이들에게 무료교육을 시작했다. 연말에 자선냄비와 나타나는 구세군, 로터리 클럽과 라이온스 클럽 등도 빈민을 돕는 자원봉사로 모인 단체였다.

세계 7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이 신조다. 1976년 법률가 겸 사업가로 성공한 백만장자 밀러드 풀러(Millard Fuller)가 미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국제단체다. 자립지원, 나눔문화, 주거빈곤퇴치 등이 주 사업이다. 이제껏 전 세계 약 680만여 명의 사람들이 180만 채 이상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집수리 봉사활동인 해비타트가 이어진다. 해비타트 건축현장은 국제 해비타트의 안전규정을 준수하여 만16세 이상 고등학생부터 법정 보호자의 승인과 성인이 현장에 동반해야 참여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의 참가비는 현장에서 받는 식사, 상해보험료, 건축소모품 및 관리운영비 등으로 사용된다.

2002년 제17회 한일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휴대전화 통역봉사 BBB운동이 한국에서 시작됐다. 초석은 이어령 고문이 다졌다. 목적은 일상 속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내, 외국인을 돕는 것이다. 요청자가 BBB로 전화를 걸어 해당 언어 번호를 누르면 해당 언어봉사자가 통역봉사를 제공한다. 세계최초로 시작된 휴대전화로 외국어 불편을 해소하고자 시작된 BBB운동은 소통과 나눔 그리고 재능 기부문화를 전파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자원봉사운동이 되었다. 최초 봉사자들은 전직외교관, 어문학교수, 상사주재원들이 주였으나 최근에는 외국유학생, 대학생, 회사원, 다문화 인력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봉사자는 해당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상황에 대한 이해력도 빨라야 한다.

부산아시안게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굵직한 행사에 큰 역할을 해 작년엔 BBB전화통역봉사 시스템을 최초로 브라질에 수출도 했다. 벳남, 라오스, 미얀마 등에 한국어학당을 세웠고, 문화교류사업도 확대해 향후 전 세계가 BBB를 통해 소통하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최미혜 사무국장은 당차게 말한다. 2002년 당시 2만여 통역 요청전화가 현재 6만여 통으로 증가했고, 17개 언어 2천여 명으로 출발했던 자원봉사자도 지금은 19개 언어 약 4,600여 명이다. 작년 1588-5644를 통해 24시간 통역 봉사자들이 해결한 민원은 8만300건. 대한민국 대표 시민운동의 명성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는 유장희 BBB코리아 회장은 올해 목표로 10만 건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선 종종 빨간 베레모와 재킷을 입은 사내들이 화면에 스친다. 뉴욕시장과 경찰 등 미국 정부기관이 처음부터 호의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1977년 뉴욕 지하철에서 범죄자들과 맨손으로 대적하는 Magnificent 13(황야의 13인)이란 사내들이 나타났을 때다. 한 식당의 매니저였던 Curtis Silwa는 공포에 떨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부족한 인원을 핑계로 손을 놓고 있는 행정기관을 보고 있을 수만 없어 뜻이 맞는 지인들과 함께 자율방범활동을 시작한다. 그들은 후에 정식명칭 Guardian Angels(수호천사들)로 바꿔 본격적으로 뉴욕 우범지역과 지하철을 비무장으로 순찰하며 범죄예방에 힘을 쏟았다. 범죄자의 공격으로 부상과 희생이 따랐지만, 봉사대원들은 더욱 선도활동을 이어갔다. 그 덕분에 범죄의 온상이었던 뉴욕 지하철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고 뉴욕의 범죄율도 줄어들어 빨간 베레모와 눈이 있는 삼각형과 날개 ‘Safety Patrol(안전한 순찰)’이 그려진 자재킷은 비무장 순찰봉사의 대명사로 시민과 언론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과 다르게 외국의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 이후엔 승객이 별로 없다. 도시의 거리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시민들은 부랑아, 범죄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기에 항상 불안에 떤다. 서너 명으로 조를 이룬 대원들은 지하철 객차 내와 우범지역을 순찰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동행해 준다. 시민들은 빨간 베레모가 보이면 엄지를 치켜들고 악수를 청하며 안심한다. 거동수상자가 보이면 즉시 경찰 등 관계기관에 알린다. 관계기관과 연계해 초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생활, 상담과 범죄예방 캠페인도 한다. 지역사회 환경정비와 사이버범죄예방에도 힘을 쏟는다. 지역 행사 등엔 경찰을 도와 가두정리, 쓰레기수거 등에도 참여한다. 설립자 Curtis Silwa는 그동안 범죄자들의 협박과 공격도 받았지만 굴복하지 않았고 유명한 Courage of Conscience Award (용기 있는 양심상)을 수상했다. 30여 년 가까이 활동하는 일본지부장 Keiji Oda의 열정 덕에 올해 설립 36주년을 맞는 가디언 엔젤스는 미국 내 30여 개 도시를 포함 한국, 일본, 이스라엘, 영국, 뉴질랜드, 남아공, 캐나다, 필리핀, 멕시코 등 전 세계 130여 개 지부에서 5,000여 명이 안전한 지역사회를 위해 자원봉사하고 있다.

대한민국엔 범죄예방위원이 있다. 이들은 지난 15년간 범죄예방을 위한 민간자원봉사활동의 기본 방향을 계획, 수립, 시행하고 지속해서 활동을 지원, 육성하는 법무부 봉사단체회원들이다. 선도업무 보조, 갱생보호대상자 취업알선, 직업훈련, 원호, 지역사회 학교폭력예방 등 청소년 선도보호 범죄예방, 청소년 가장 등 배려대상 노인.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거주자에 대한 지원과 봉사활동 등 매년 전국적 규모의 범죄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협의회 활성화를 위한 정보 교환 및 홍보 활동에도 조력한다. 전국연합회 산하 각 지부에서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 및 정착을 위하고 교정기관을 도와 청소년 유해환경을 감시•고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가는 산업화를 추진하고 살기 바빠 공공활동이나 지역봉사 등에까지 신경을 못쓴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은 국민소득 2만 불이 되면 활기를 띤다고 한다. 선진국에는 다양한 자원봉사프로그램이 있고 많은 주민들은 각자에 맞는 봉사프로그램에 가입하여 자신의 귀중한 시간과 재능을 지역사회를 위해 보탠다. 예로 미국은 성인인구의 26%인 약 6,500여 만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내가 처음 자원봉사를 한 것은 초등학생 때 보이스카웃 활동일 것이다. 단복을 입고 학교 주위를 청소하고, 길에서 공익캠페인 팻말을 들고 뭐 그랬던 거 같다. 그러다가 외국에선 내게 맞는 자원봉사단체에 가입해 꾸준히 활동했다. 수 많은 봉사단체가 있고 여럿이 모여 각자의 재능을 활용해 사회를 돕는다는 목적이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스쿠버와 암벽등반기술이 있던 나는 호주 비상구조대(State Emergency Service)에서 유일한 동양인구조대원으로 봉사했다. 산불, 홍수 등 천재지변과 실종자 수색 등에게 우리가 필요했다. 매 주말이면 훈련장에 모여 장비점검, 반복훈련을 정기적으로 했다. 기초의학, 응급환자관리, 전문응급처치, 심폐소생술 등 응급구조 과정도 이수해 더욱 적극적으로 봉사 활동할 수 있었다.

각종 국제대회도 자원봉사자가 없으면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올림픽게임 등 국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통역, 세탁, 수송, 시설정리, 의전 등 각 분야에 맞게 지원한 봉사자들이 경기, 시설, 개폐회식, 선수촌, 입장숙박, 방송, 의무 등에서 봉사한 덕분에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성공리에 마칠 수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덕인지 지난 10여 년간 국내 자원봉사분야는 눈에 띄게 크게 성장했다. 노숙인, 홀몸노인 급식봉사 등에도 봉사자들이 두 팔을 걷어붙인다. 그러나 아직 형식적, 스펙쌓기, 전도행위, 보여주기, 시간 보내기 식 등이 종종 눈에 걸려 대부분의 선량한 봉사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2015년 현재 국내 인구는 약 5천 1백여만 명이란다. 그중 행자부 자원봉사사이트(www.1365.go.kr,www.vms.or.kr)에 가입한 봉사자는 약 1천만 명이 넘고 연 1회 이상 활동한 사람은 약 3백여만 명이다. 10/20대가 인구대비 가입은 제일 많지만, 활동은 20/30대가 앞선다. 가입률과 봉사활동은 여자가 남자를 약간 앞선다. 2015년 10월까지 통계를 보면 봉사활동 나이별론 50대가 410여만 명으로 가장 많고 14~19세 청소년과 40대가 각 380만여 명, 60대가 약 250여만 명, 20대 180만여 명 순이다. 활동 연인원은 서울 260여만 명의 두 배가 넘는 경기가 1위다. 자원봉사 사이트를 방문하면 다양한 봉사 거리가 있어 자신의 능력, 시간, 장소에 맞게 지원할 수 있다. 총 봉사시간이 많으면 선물 등 혜택도 주어진다. 봉사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나 주고받는 것이다. 봉사하면 아름다운 기쁨 미소와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봉사는 한번 빠지면 또 하고 싶은 가장 건전한 중독이다.

‘도와드릴까요?’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평균 하루에 한 번씩 하는 말이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다가오는 12월 5일은 UN이 정한 국제자원봉사(IVD)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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