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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5 트렝가누 국제 오징어 잡기 축제

(24) 2015 트렝가누 국제 오징어 잡기 축제 Terengganu Int’l Squid Jigging Festival 2105

S.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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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반도는 4세기경에 북부의 시암Siam왕국이, 9세기엔 불교를 숭상하던 스리비자야Srivijaya 왕국이 지배했다. 14세기엔 힌두교를 믿는 마자파힛 Majapahit 왕국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15세기 이후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강국의 쟁탈전 속에서 부대끼다가 1963년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다. 말레이시아 13개 주와 3개의 연방 지역 중 보르네오 섬의 사라왁Sarawak과 사바Sabah, 페낭Penang은 비 이슬람 주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다. 인구는 말레이계(50%), 중국계(23%), 원주민(12%), 인도계(7%), 기타(8%) 등으로 구성됐다.

말레이시아Malaysia 반도는 꼭 한반도와 비슷하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와 제2의 항구인 포트 클랑PK의 위치는 서울, 인천과 유사하며, 남쪽 끝 항구 조호바루JB는 서울과 부산과 비슷한 위치와 거리다. 동쪽에 긴 산맥이 형성되어 있어 한반도처럼 동과 서를 나눈다. 동쪽에 긴 해안선의 트렝가누 주가 있다. 트렝가누Terengganu 주 이름에 대해 여러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현지 원주민 말로 ‘Terang ganu’, 즉 ‘밝은 무지개’란 뜻이다. 수백 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항상 밝은 무지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1303년대 돌 비석에 ‘여기 이슬람국가가 있다’고 쓰여 있을 정도로 트렝가누의 이슬람 역사는 꽤 길다. 그래서 주 명칭도 아랍어로 ‘믿음이 있는 곳’이란 의미인 다룰 이만 Darul Iman이 붙어 공식적으로 Terengganu Darul Imam이고 말레이시아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편이다. 트렝가누 주민들은 천성이 착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종교와 전통문화를 잘 계승해 오고 있다. 원래 직물과 어업으로 살아왔으나, 석유와 천연가스개발로 인해 가장 부유한 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술탄이 존재하지만, 상징적이고 정치, 경제 등 실무는 선거로 뽑힌 주장관이 맡는다.

주도인 쿠알라라 트렝가누Kuala Terengganu의 술탄 마흐머드 공항Sultan Mahmud Airport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 룸푸르KL에서 하루 4~6회 운항하는 비행기로 약 1시간 걸린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고속버스를 도전해 보자. 에어컨이 하도 강해서 긴 소매 옷을 입어야 한다. 안 그러면 창밖으로 야자수 열매를 바라보며 7~8시간을 추위와 싸워야 한다. 말레이시아 도로법령에 의해 고속버스는 매 2시간 마다 휴식하게 돼 있다. 그래서 그 정도 거리에 꼭 휴게소가 있다. 우리나라 휴게소보다 크지 않지만, 이슬람 국가답게 남, 여 기도실과 식당, 상점, 화장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트렝가누 오징어 잡기 축제는 90년대 중반부터 주 정부가 신경 쓰는 행사 중 하나로 4월~7월 사이가 제철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트렝가누 국제 오징어 잡기 축제TISJF 2105가 열렸다. 120여 명의 국내외 참가자들이 트렝가누에 모였다. 작년에 본 반가운 얼굴도 있지만 새로운 얼굴이 많이 보인다. 미국, 호주, 독일, 스페인, 러시아, 캐나다, 중국, 홍콩, 캄보디아, 벳남, 태국, 싱가폴, 인도, 일본, 대한민국,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 세계 28여 개국 남녀들이다.

‘오징어’의 어원은 ‘오적어烏賊魚’에서 유래했다. ‘오징어는 죽은 척 물 위에 떠 있다가 이를 보고 달려드는 까마귀를 발로 휘감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먹는다’로 그 이름이 오적어라고 한다고 정약선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쓰여 있다. 오징어는 주둥이 주위에 10개의 다리가 있고 그중 2개의 긴 촉수로 먹이를 잡는다. 유일한 무기는 먹물을 내뿜는 것이다. 공격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물을 내뿜어 물속을 흐리게 한 후 잽싸게 도망간다. 그런데 오징어먹물은 항암, 항균작용효능이 있는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용성이라 몸이나 옷에 묻었을 땐 즉시 물로 씻어내면 된다. 조심해야 할 것은 앵무새 부리 같은 주둥이다. 한번 물면 힘이 강해 손가락 등은 잘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물에서는 재빠르지만 잡아 올려 어선 바닥에 내려놓으면 늘어져 버린다.

말레이시아인도 즐겨 먹는 연체동물인 오징어는 머리, 몸통, 다리 세 부분으로 나뉜다.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낮춰 혈압을 정상수치로 유지해주는 타우린성분이 껍질에 많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을 예방하고 시력 회복과 근육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기억능력을 향상해 치매에 효과가 있다. 또, 인체에 강력한 항산화, 암,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큰 셀레늄이 많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없고 단백질, 칼슘, 인이 많아 소화가 잘된다.

오징어낚시는 밤이 제격이다. 장소를 정했으면 밝고 강한 불빛을 수면에 비춘다. 두꺼운 바늘과 가짜 미끼를 단 릴낚시 줄을 물속으로 가볍게 던져 줄이 다 가라앉을 때까지 줄을 푼다. 그리고 다 풀린 줄을 약 2~3m 다시 감아 올려 바닥에서 뜨게 한 후 줄을 손으로 잡고 약 10초에 한 번씩 1m 넘게 한 번에 잡아당겼다가 놓고 하는 걸 꾸준히 반복한다. 오징어는 깜깜한 물속에서 밝은 빛이 나는 방향으로 모여들어 위아래로 움직이는 ‘먹이’를 발견하면 본능적으로 재빨리 촉수로 감싸지만, 촉수가 낚싯바늘에 꿰일 뿐이다. 오징어는 물을 내뱉는 힘으로 앞뒤로 이동하는데 낚시바늘에 꿰이면 벗어나려 물을 내뱉으며 움직이니 줄을 잡은 손에 뭔가 걸린듯한 느낌이 밀려온다. 재수 좋으면 단 몇 분 만에도 한 마리 잡아 올리고, 아니면 밤새 잡아당기기를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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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당 섬Pulau Redang에서 약 1시간 달려나간 공해 상에서 낚싯줄을 내렸다. 아직 해가 떠 있는 오후 4시. 오징어잡이는 한밤중에 불을 밝히는 것인데 일정상 이 시간에 시작된 것이다. 참가자 약 6~8명씩 한 팀을 구성해 선장과 선원 4~6명과 같이 배에 탔다. 내가 배정받은 배엔 캐나다 참가자들과 말레이시아 국영방송Bernama TV 촬영 팀이 합류했다. 처음엔 배를 타는 것에 대한 즐거움으로 웃고 떠들어댔지만 출렁이는 파도에 어선이 계속 충을 추자 곧 여기저기서 뱃멀미에 구토를 시작한다. 멀쩡한 건 뱃사람들을 제외한 나와 카메라맨뿐이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배 난간을 붙잡고 반실신상태다. 누군가가 뱃멀미 때문에 담배를 피웠으나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았다. 결국, 우리에게 붙잡힐 눈먼 오징어는 없었고 밤 10시가 지나서 항구로 돌아왔다. 대부분은 빈 배였으나 그 와중에도 오징어를 잡은 팀들이 몇 있었다.

며칠 후 이번엔 육지에서 가까운 해상에서 두 번째 대회가 시작되었다. 뱃멀미로 도저히 참가하기 힘든 몇 사람들 빼고는 다시 쿠알라 트렝가누의 두영 마리나 리조트Duyong Marina Resort에 모여 간식과 음료수를 받고 어선에 배정됐다. 왜 사람들이 낚시에 빠져드는지 약간 알 것 같았다. 한번 경험이 있는 참가자들은 벌써 팀웍을 다지며 전략을 세운다. 나는 며칠 전 쿠알라 트렝가누 북쪽 세티우Setiu지방을 방문했을 때 선물 받은 수박 한 덩어리를 안고 배에 올랐다. 전통음식과 팽이 돌리기, 수공예 공연 등 세티우 문화 축제Setiu Cultural Fest가 있었던 곳이다. 오후 4시가 되자 어선들은 뱃고동을 울리며 깃발을 펄럭이고 목 좋은 바다로 1시간쯤 달려가 앞뒤로 닻을 내린다. 곧 감독관의 감독하에 선원들과 우리는 각자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낚싯줄을 내려 또 끝없는 낚싯줄 당기고 풀기를 시작했다.

물통에 담아놓았던 수박을 꺼내 들고 흔들자 타 어선에서 부러운 탄성이 들린다. 수박에 가려졌던 태양이 수평선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짙푸른 하늘에서 더 붉어지는 태양과 파란 바다 위에 떠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넘실대는 태양의 건더기들을 배 난간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수박을 먹는 우리 얼굴에도 찰랑거린다. 태양이 저쪽 아래로 숨넘어가면 하늘이란 붉은 그림판에 거칠게 던져진 구름들이 검붉게 물들어 간다. 출렁이는 파도에 따라 배도 이리저리 바이킹을 타면 어느새 바다는 선이 굵은 검푸른 주름살로 덮인다. ‘잡았다!’하고 소리치는 동료를 선원이 도와 빠르게 낚싯줄을 끌어 올리니 진짜 오징어 한 마리가 끝에 매달려 물을 뿜어낸다. 다른 배가 시기 좀 하라는 듯이 오징어를 잡아 올리며 여기저기 서로 경쟁적으로 질러대는 함성을 실어 나르는 바닷바람엔 시원한 비린내가 담겨 있다. 또 낚시 줄을 빠르게 올려 오징어를 잡아채는 맞은편 러시아 아가씨가 낙조에 투영되자 선장은 어선에 달린 전등을 켠다. 검은 바다 위로 불빛들이 출렁이고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는 함성이 들린다. 우리도 잡은 오징어를 위로 쳐들고 들고 함성을 지르자 검은 하늘에 마치 반딧불이 떼처럼 반짝이는 별이 보인다.

바구니에 오징어가 10마리 넘게 담기자 선장은 닻을 올리고 엔진에 채찍질해댄다. 말처럼 어선이 10분쯤 달려 도착해 닻을 내리자, 우리는 익숙하게 다시 낚싯줄을 푼다. 근처 다른 배들도 비슷하게 도착하자 물살이 거칠게 출렁거린다. 오징어가 잘 잡히자 뱃멀미를 해도 좋단다. 맛이 어떤지 궁금해 작은 오징어 한 마리 집어 들고 통째로 씹어 먹자 다들 눈이 동그래져 쳐다본다. 우리나라 횟집에서 먹던 오징어 회 맛이랑 같다. 인류 중 맛을 즐기기 위해 어류를 날로 먹는 몇 안 되는 인종 중 하나가 한국인이다. 수평선 너머에 노란 불빛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걸 보니 저 건너편 끝은 쿠알라 트렝가누다. 1시간 넘게 달려 항구로 돌아와 만찬장에서 진수성찬을 즐겼다. 우리가 잡아들인 오징어버터구이는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한다. 이슬람 국가답게 공식적으로 술이 없지만, 트렝가누 주장관YAB Dato’ Seri Ahmad Razil Abdul Rahman주최로 거행된 리조트의 베란다 카페Verandah Cafe에서 폐회식 만찬은 즐거웠고 며칠간 같이한 참가자들과 작별인사로 아쉬운 밤이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오징어 잡기 축제와 함께 레당 아일랜드에서 스노클링을 즐겼고, 세티우 강에서 조개를 잡고 케니어 호수 축제Kenyir Lake Fest 2015에 참가했다. 페라나칸 축제Terengganu Peranakan Festival 2015에 감탄했으며, 파양 시장Pasar Payang, 주립 박물관State Museum과 이슬람 문명공원Islamic Civilisations Park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보았다. 매년 트렝가누 국제 오징어 잡기 축제 등이 때를 맞춰 트렝가누 주에서는 전통음식축제Traditional Food Festival, 케니어 호수 물 축제Tasek Kenyir Water Festival, 비치 스포츠 축제Beach Sports Festival도 열린다. 2014년 트렝가누 주 방문객들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약 450만 명이었다. 2015년엔 방문자 수 500만 명이 돌파되길 바란다. TISJF 2015는 트렝가누 주 정부Terengganu State Gov 주최로 관광 문화 위원회Tourism and Culture Committee와 가야 트래블 매거진Gaya Travel Magazine이 진행했다.

나는 만찬장에서 등 떠밀려 참가자대표가 돼 말레이어로 축사를 했다.

“Tuan tuan dan puan puan, 신사숙녀 여러분
Satu Malaysia 말레이시아는 하나입니다
Terengganu Boleh 트렝가누 만세
Malaysia Boleh 말레이시아 만세
Terima kasih banyak banyak 대단히 감사합니다
Jumpa lagi lah! 다음에 또 만나요!”

이번 오징어 잡기 축제. 나에겐 눈먼 오징어는 한 마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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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말레이시아 링킷 RM(Ringgit Malaysia) 1.00 = 약 300원
항공 직항 매일 4회 출발(약 6:30시간 소요)
국제전화 +60
인터넷 .my
시차 1시간 (예: 서울 오전 10시 = 말레이시아 오전 9시)
운전 좌측방향(오른쪽 핸들)
수도 쿠알라 룸푸르 (행정수도 뿌뜨라 자야Putra Jaya)
공식언어 바하사 멜라유Bahasa Melayu
통용언어 영어
공식종교 수니 이슬람Sunni Islam
정체 입헌군주제, 양원제
국가원수 왕 (정부수반 총리)
면적 329,847 km2 (2015년 현재 세계 63위)
인구 3,000만명 (2015년 현재 세계 42위))
트렝가누 주 관광부 tourism.terengganu.gov.my
www.malaysia.gov.my

Photos courtesy of Gaya Travel, Machob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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