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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적선엔 해적기가 없다

해적선엔 해적기가 없다

S. Macho CHO

pirate

기원전 14세기에 이미 지중해 근해에 약탈꾼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인과 로마인, 일리리아인Illyrian, 티레니아인Tyrrhenian등이 지중해에서 꽤 악명 높은 해적들이었다. 그들은 어린 소년, 소녀들까지 잡아다 노예로 부리고 팔아먹었다. 유명한 바이킹도 실은 악명 높은 북유럽의 해적집단들이었다. 우리가 호텔이나 고급식당 등에서 품위를 지키는 뷔페Buffet도 실은 바이킹들이 상선이나 육지 등에서 약탈한 여러 음식 들을 갑판의 난간 등에 죽 늘어 놓고 돌아다니며 빨리 골라먹는 것이 그 시초라 한다.

우리나라에도 해적이 있었다. 9세기경, 서해와 마주한 중국 산동반도에 무역이 활발해지자, 각지에서 많은 상인과 교역품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중국 당 태종 말, 왕권이 약해지자 기다렸다는 듯 내륙에는 산적들이 바다에는 해적들이 활개쳤다. 당시 사업가로 이름을 날리던 장보고가 고향인 신라로 돌아와 42대 흥덕왕의 허락을 얻어 청해에 막강한 해군요새를 건설한다. 그 결과 서해를 오고 가는 수 많은 상선들과 주민들을 중국과 일본 해적들로부터 지킬 수 있었다. 그 지역이 지금의 전라남도 끝자락, 완도莞島다.

서쪽으로 북아프리카 지부티Djibouti, 이디오피아, 케냐와 국경을 접하며, 동쪽으로는 아덴 만Gulf of Aden과 맞닿은 ‘아프리카의 뿔’, 소말리아는 2차 세계대전 후,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할 돼 식민지배를 받다 독립했다. 그러나, 1990년 초 기독교민병대, 이슬람교도, 공산주의자, 민주주주의자 등으로 갈라져 몇 년간 내전 끝에 남부 소말리아연방공화국Somali Republic과 북부 소말리랜드공화국Republic of Somaliland으로 분리된다. 영국 런던에 임시외교부를 둔 소말리랜드공화국은 비록 국제사회로부터 정식국가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유엔UN의 원조 하에 나름대로 헌법도 있고 대통령도 있어 훈련 받은 자치경찰력을 통해 치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유엔에서 정식국가로 승인된 소말리아연방공화국은 부패한 과도정부와 불안한 치안으로 내란에 휩싸이며 각 지역 군벌들의 사설군대가 해적행위와 밀수 등으로 부를 축척하고 각각의 영토를 장악하고 있어 정부의 실제적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도 모가디쉬는 199310월 미군 특공대가 UN평화유지작전의 일환으로 군벌두목을 체포하려다 실패한 실화가 영화화된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의 무대이다. 군벌들은 범죄와 횡령 등으로 모은 재산으로 케냐 등 이웃국가에 건물과 호텔들을 사들여 막강한 부를 키우고 있다. 또한, 첨단추적장비, 쾌속정, 무기 등 구입자금을 대는 투자자들과 선박 등의 항해일정을 알아내는 조직, 몸값협상중재자, 선박나포조직까지 체계적으로 되어 있어 큰 돈이 되는 해적활동은 더욱 지능화, 분업화, 현대화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서방의 사업가들도 돈이 되는 해적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해적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소말리아의 이름 없는 조그만 해안가 어촌부락에도 경비가 삼엄한 거대한 저택들과 최신식 스포츠카를 몰고 아이패드와 위성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공해상에서 선박을 납치하는 해적들은 하루 한두 끼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두목에게 감사하는 무지한 가난한 어린 남자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진짜 해적들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들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해적들은 대형선박뿐 아니라 요트 등 소형 민간인선박도 나포해댄다. 그렇게 납치된 프랑스인들이 탄 요트는 결국 얼마 후 백 억 원이 넘는 몸값을 주고 풀려날 수 있었다. 납치했던 해적을 추적하던 프랑스특공대는 2주 후 소말리아내륙에서 해적들을 붙잡아 몸값의 일부를 되찾고 프랑스 법정에 세웠다.

2011, 말레이시아국적 화학운반선이 오만 근처 아라비아 해에서 해적에게 납치된다. 2시간 전까지 안전하게 말레이시아해군의 호위를 받았었다. 해적들이 총을 쏘며 접근하자 선원들은 엔진을 끄고 안전시설에 숨어 구조신고를 보낸다. 몇 일 후 말레이시아해군특공대Paskal가 선박에 올라 해적들과 교전 몇 분만에 완전히 장악한다. 약 수십억 원의 화학약품과 23명의 선원은 안전했다. 그 후 말레이시아로 이송된 해적들은 재판을 받고 수감 중이다. 비슷한 시기, 대한민국 선박이 소말리아 아덴 만에서 소말리아해적에게 나포된다. 해적들은 선원들을 인질로 살해위협을 하며 큰 액수의 몸값을 요구하는 방송사인터뷰도 했다. 그러나, 해군특수전부대UDT/SEAL의 작전 끝에 해적들을 사살 및 체포했고, 부상당한 선장과 선원 21명은 무사했다. 체포된 해적들은 국내로 송환돼 1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 ‘아덴 만 여명작전’으로 한국 해군특수전부대의 뛰어난 능력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당시 군사작전의 기본을 전혀 모르는 병역의무를 미필한 정권의 정부홍보수단으로 이용되며 군사작전은 비밀이란 상식을 깨고 많은 군사기밀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향후 비슷한 작전 시 위험부담이 그만큼 가중되었다.

얼굴을 가린 소말리아해적 대변인이 러시아를 맹렬히 비난한다. 러시아해군이 선박을 공격해 11여 명의 소말리아인을 사살했다는 것이다. 자기들도 법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이유다. 그는 자국해상에서 불법어로행위를 하는 외국어선들을 단속하고 있었고 러시아선원들을 보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인종차별국가라 흑인인 소말리아어부들을 다 죽였다고 덧붙였다. 선원 23명과 500억 원이 넘는 원유를 싣고 중국으로 가던 러시아 유조선은 인도양을 항해 중이었다. 갑자기 보트에 탄 해적들이 총을 쏘며 선박에 다가오자 선원들은 즉시 엔진을 끄고 안전공간으로 몸을 숨긴다. 공간엔 선원들이 몇 일간 견딜 수 있는 물과 음식, 본사 등과 직접 교신 가능한 통신장비 등이 비치되어 있다. 근처 러시아 해군군함에 비상벨이 울렸다. 몇 일간 감시하며 선원들이 안전한 걸 확인한 러시아해군은 새벽에 해군특공대를 출동시킨다. 대원들은 헬기와 보트로 유조선에 올라 몇 분만에 선박을 장악한다.체포하거나 항복한 해적은 제3국에 인계하여 국제 공조를 통해 대리 처벌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케냐 등 인접 국가들은 해적들의 보복, 테러, 재판 등을 복잡한 문제 등을 우려해 대리처벌을 거부하기에 여러 나라들이 본국으로 송환해간다. 그러나, 러시아의 해결방식은 달랐다.교전 중 사살한 해적시체들과 항복한 해적들을 묶어서 그들의 보트에 태우고 공해상으로 내보냈다. 그리곤 기관총격을 가해 보트를 침몰시켰다.

해적은 낡은 북한선박도 공격했다. 소말리아근해를 항해하던 북한화물선에 해적들이 올라왔으나 북한선원들은 엔진실과 조타실 문을 잠그고 식칼을 들고 악착같이 대치했다. 인질이 돼도 돈 없는 정부는 협상하지 않을 테고, 인질이 되면 북에 남은 가족들이 처벌받고, 또 배를 빼앗기고 살아 돌아간들 어째 피 공화국의 재산을 잃은 죄로 처벌받을 테니 끝까지 싸워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북한에서 외국을 왕래하는 선박의 선원들은 당에 대한 충성심과 특수훈련으로 단련된 특수부대출신들이 대다수다. 결국 문을 부수며 총을 쏘고 달려드는 해적들과 몸싸움 끝에 총을 뺏어 해적 1 명을 사살하고 6 명을 두들겨 패 제압했다. 몸싸움 중 부상당한 북한선원 3명은 근처 미 해군구축함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다. 맨손으로 해적과 싸워 이긴 뉴스는 전세계로 타진됐다. 깊은 밤, 아덴 만을 항해하는 선박에 검은 그림자들이 기어올라 소리지르며 기관총을 쏴댄다. 구름에 가렸던 달이 나타나며 갑판 위의 기관총과 대포, 미사일들을 비춘다. 그 배는 나토NATO군을 지원하던 독일전함이었다. 해적들은 그 자리에서 두손들고 항복해 체포된다. 해적들은 후회했으나 늦었다. 몇 달 후, 해적소탕작전에 참가했던 프랑스 해군함정에도 그렇게 초보자 해적들이 잡혔다. 해적질이 돈이 된다고 소문이 나자 평범한 농사꾼들까지 총을 들고 보트를 타고 무작정 바다로 나온 것이다.

원래 소말리아에 해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소말리아가 무정부상태가 되어 해안경비가 느슨해지자 많은 양심 없는 외국선박들이 소말리아근해에 화학쓰레기, 유독폐기물 등을 불법투기하고 불법어업 등을 해댔다. 그러자, 직접적 피해를 입은 어부들이 총을 들고 바다를 지키기 위해 나가게 된다. 그러나, 그 순수한 목적은 시간이 지나자 외국상선을 납치해 몸값을 받는 행위로 변질된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해안가 주민들의 70% 이상이 ‘해적활동이 자국바다를 지키는 정당한 행위’로 생각하고 있단다. 또한, 해적들도 자신들은 어로구역을 보호하고 도둑맞은 해양자원들의 보상받기 위한 정당방위라 주장한다. 내전으로 쇠약해진 국방력과 해군력의 부재 등을 이유로 어부들이 자발적으로 조직을 형성해 바다를 지킨다는 말이다. 이유야 어쨌든 그들은 해적질이야말로 그 어떤 사업보다도 최고의 돈벌이 수단이란 것을 깨 달게 되었다. 아마도 더 많은 해적들은 같은 짓거리를 계속 할 것이다. 이제는 소말리아까지 안가고 인도양 한복판에서도 해적모선과 자선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선박들이 보다 더 경비를 강화하기에 해적질하기 점차로 힘들 것이다. 소말리아에 석유 등 천연자원이 나온다면 벌써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중동과 달리 돈이 안 되는 소말리아에 개입하길 꺼린다. 국제해사기구의 보고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해적들은 40여 척의 선박과 다양한 국적의 600여 명의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다

* 잡설(雜說)[~썰]
   [명사] (1) 대수롭지 않은 여러 가지 잡다한 이야기나 여론.
              (2) 정당하지 못하거나 근거가 없는 주장.
  우리말 사전에 나오는 ‘잡설’의 해설이다.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한다.
  ‘마초의 잡설’은 ‘역사’와 ‘신화’가 약 1,000자 내외에서 그냥 조금
  가볍게 비벼진 딱 그 정도로 구상됐다고 이해하면 편할꺼다.
  덧붙여서, 세상엔 신사와 숙녀 그리고 그 외 것들이 있다.
  자신의 언행으로 셋 중에 하나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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