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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를 죽였다

우리가 그를 죽였다
-이남종의 죽음에

이하로

눈물을 훔쳤다.
가슴은 얼얼하고
목구멍으론
꾸역꾸역 분노가 설움처럼 기어나왔다.
빛고을의 목숨은
80년 광주로 아직 모자란 것이었나 보다.
마흔, 이남종
광주의 아들이 또 그렇게
어둠 속에 불꽃으로
산화하고 말았다.
아직도 제단은 거두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생떼같은 목숨들이
민주의 제단에 제사로 바쳐져야 하는가?
80년 형과 누이들이 분연히 빛이 되어 산화되고
그들의 목숨값으로 가져온 민주는
다시 목졸림을 당하고 있다.
어둠의 세력은
그 마지막 숨통마저 끊으려 하고
이제 30년도 넘어
남은 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다시 시작하라 한다.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은 에미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나오고
망월동 뫼똥에는
탄식이, 한숨이 짙어진다.
독재의 망령이 휘돌고
친일의 비웃음이 천지에 가득하다.
군화소리가 다시 아스팔트 위에 울리고
민족의 혼마저 매춘부처럼 팔려 나간다.
먹고살기 위해 외면하고
먹고살만해서 모른 채했던
우리의 비겁함을 딛고
친일 독재의 악령이 다시
거리를 배회한다.
우리의 영혼마저
지배하려 한다.
마흔, 이남종
“박근혜 퇴진” “특검 실시“를 외치곤
어둠에 찬연한 불꽃으로 산화하고 말았다.
죽음이 아니면 말할 수 없는 세상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우리의 비겁함에게
마흔, 이남종
말하라고,
“박근혜 퇴진” “특검 실시“
그렇게 말하라고
죽음으로라도 말해야
이겨낼 수 있다고
몸을 태워 말하고 말았다.
우리의
비.겁.함이
독재보다 더 무섭고
우리의
침.묵이
매국보다 더욱 무섭다.
말하지 않는 우리의 비겁함이
그에게 죽음으로 말하게 했다.

더 이상
더 이상 죽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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